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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해경·경찰·해군, 재난망도 '따로 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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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대처 기본인 네크워크 서로 달라…우왕좌왕 이유 있어
재난망 시급한데 예산이 발목…전문가 "민간망 활용을"


[세월호 침몰] 해경·경찰·해군, 재난망도 '따로 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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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해양경찰과 해군, 경찰이 각기 다른 무선망을 사용하면서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할 구조현장에서 무선망이 제각각이어서 소통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며 대처를 미숙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도 여러 무선망을 혼재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서둘러 재난망을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정부 관계자는 "이번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보고와 상황파악, 지휘부 지시가 일사분란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은 통신망이 제각각이어서 각 기관이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하는 무선망은 해양경찰이 '아이덴', 경찰은 '테트라', 해군은 'VHF무전기'로 제각각이다.


심지어 경찰이 쓰는 테트라는 커버리지가 수도권과 6대 광역시로 제한돼 있다. 사고 현장에서는 테트라 단말기가 있어도 통화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급기야 사고 다음날인 17일 소방방재청이 경찰측에 테트라 무전기 150대와 테트라 중계 차량을 부랴부랴 지원하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테트라는 1995년 유럽전기통신 표준위원회(ETSI)에 의해 표준화된 무전 기술로 경찰(2000년)과 소방방재청(2005년)에서 사용하고 있다. 반면 아이덴은 1994년 무전통화, 이동전화, 패킷데이터를 하나의 통신망에 구현하도록 한 기술로 해경과 보건복지부에서 2010년에 도입했다. VHF는 초단파로 직진성이 강해 근거리 혼신이 적은 전통적 무전기술로 해군이 1960년대부터 사용하고 있다.


국가 재난 발생시 구조기관들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무선통신체계를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이라고 한다. 이동통신망이 끊어져도 연락을 할 수 있는데다 다수가 한꺼번에 소통하기 때문에 구조작전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안전행정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해 재난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논의된 재난망이 여전히 도입되지 않고 공회전만 하고 있는 것이다.


1차적 책임은 안행부에 있다. 안행부가 테트라를 재난망으로 사용할 것을 고집하면서 관련 기관들과 갈등을 겪기 때문이다. 재난망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KDI(한국개발연구원)은 다음달 재난망 사업계획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KDI 관계자는 "결과에 따라 재난망 설치가 급물살을 탈 수도, 안행부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테트라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이 우려된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지난 2008년 3월 감사원은 경제성 확보가 어렵고 사업 방식이 부당하다며 테트라망 설치를 중단시키기도 했지만 안행부는 다른 방식에 대한 도입 검토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테트라는 커버리지가 제한돼 있어 재난망으로 사용하려면 전국에 기지국을 새로 깔아야 하는 등 비용 부담이 크다"며 "안행부가 다른 방식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커버리지가 월등한 민간사업자들의 무선망을 이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일부 사업자의 커버리지는 전국 60%에 달해 이 망을 이용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민간망이 보안에 취약하다고 지적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미국, 영국, 일본에서도 민간 사업자의 망까지 이용해 중복투자를 방지한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이스라엘 등이 정부가 구축한 자가망(APCO)과 민간 사업자가 구축한 상용망(아이덴) 둘다 재난망으로 사용하고 있다.


재난망이 무엇이냐보다 음성통화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배성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박사는 "지자체나 각 정부기관마다 경제적 사정에 맞는 망을 선택하되 이종망 간에 음성통화가 되도록 게이트웨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다"면서도 "어떤 방식이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재난망을 서둘러 정리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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