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핵실험 때의 차량·인력·물자 움직임 포착안 돼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의 움직임이 부쩍 증가하고 있으나 4차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특히 북한이 오는 25∼26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기간에 핵실험을 강행할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웹사이트인 '38노스'는 지난 3월초부터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22일 이같은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서쪽 갱도에서 3차 핵실험을 강행했으며 남쪽 갱도에도 두개의 터널을 굴착했다. 전문가들은 남쪽 갱도에서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8노스는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서쪽 갱도의 핵실험장을 운용하고 인사·장비를 관리하던 주(主) 지원지역에서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지역은 서쪽 갱도와 남쪽 갱도의 터널에서 핵실험을 할 경우 중요한 역할을 할 곳"이라고 관측했다.
38노스는 "남쪽 갱도의 터널로 대형나무 상자와 박스, 목재를 반입하려는 움직임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트레일러 트럭을 비롯해 차량들이 오고가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38노스는 그러나 "북한이 과거 세 차례 핵실험을 강행하기 이전에 포착된 것처럼 차량·인력·장비와 관련한 높은 활동 강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터널 진입로에 눈이 치워져있지만 연병장에 차량들이 운행한 흔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38노스는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 이전에는 차량이 운행한 흔적과 인력의 움직임이 매우 명백하게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38노스는 "지난해 핵실험 전에 시험 테스트 자료를 송신하기 위해 배치된 통신용 밴 차량과 위성 송수신기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장비들이 그대로 풍계리 핵실험장에 남아있을 수 있지만 위성사진에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38노스는 "결론적으로 남쪽 갱도의 터널 입구에서 활동이 부쩍 증가했으나 과거 핵실험 준비상황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이 같은 활동은 핵실험 준비의 초기단계이거나 겨울을 지나 (시설과 장비를) 유지보수하려는 목적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38노스는 "최근 언론의 추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기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에 맞춰지고 있다"면서 "가능성은 있지만 상업위성 사진 분석과 과거 핵실험에 대한 관찰결과를 토대로 볼 때 그럴 것 같지는 않으며, 그렇게 볼 증거가 별로 없다"고 밝혔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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