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기자] 정부 최고위 당국자는 10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북한이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플 수 있는 여러 조치가 가능하고, 모든 것이 지금보다 훨씬 아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4차 핵실험을 한다는 것은 상징적 측면에서도 실질적으로도 차원이 다른 도발로, 한미일 3국이나 중국도 이점에 대해 철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응조치의 내용은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면서 "기존의 (대북제재) 조치도 있겠고 그 밖의 조치도 가능할 텐데 그 모든 것이 지금보다 훨씬 아플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날 낮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북한이 제4차핵실험을 강행하면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추가제재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차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 2094호의 '트리거 조항'에 의거해 안보리로 자동회부가 가능하다"면서 이같이 보고했다.
최근 정부의 고위당국자가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이 6자회담 재개조건으로 북한에 요구해온 비핵화 사전조치를 유연성 있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이 당국자는 "유연하게 갈 수 있을지, 아니면 지금 유지하던 모드에서 가야할 것인지, 오히려 북한의 행동 때문에 거꾸로 더 강한쪽으로 갈 것인지 한쪽으로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른 측면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한미일에 이어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거치고 나서 통상으로는 중국이 북한과 논의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돌아가는 과정이 짧게는 2∼3주,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과정에서 (북한을 뺀) 5자의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공통분모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북한과 어떤 형식으로 이야기가 될 것"이라면서 "그게 잘 된다면 적절한 형태의 대화재개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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