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소송 美법원장 판단…"궁극적 타깃은 안드로이드 생태계" 주장에 힘 실려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삼성·애플간 2차 특허소송이 진행 중인 미국 지방법원의 법원장이 '특허괴물' 자회사를 통해 안드로이드 진영을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미국 특허소송을 다루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연방북부지법 루시 고 판사의 상관인 클로디아 윌컨 법원장은 최근 발부한 명령서에서 "(애플의 자회사격인) '록스타 컨소시엄'이 구글 안드로이드 사업을 방해하고 애플의 이익을 늘리는 '위협 전술'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고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존 베스치 록스타 컨소시엄 대표는 "(애플을 포함한) 잠재적 라이선스 파트너나 특허침해 소송에 관해 록스타 주주들과 대화하지 않는다"면서도 "주주들에게 진행상황과 실제업무가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보고한다"고 인정했다. 주주사의 지적재산권 부서와 주기적으로 통화하거나 만나면서 그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 애플은 록스타 지분의 과반인 58%를 보유하고 있으며, 2년 전 이 회사로부터 특허 1024건을 넘겨받은 바 있다.
윌컨 법원장의 이 같은 판단은 애플이 이번 소송의 피고로 삼성전자를 지목했지만 궁극적으로는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포스페이턴츠는 "애플의 변호인들이 배심원은 속일 수 있으나 윌컨 법원장은 속이지 못한 게 분명하다"며 이번 소송에서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의 로열티 산정 기준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록스타가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을 집중적으로 위협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배후에 애플이 있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인 추정이라고 해석했다. 록스타 컨소시엄은 구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HTC, 에이수스, 화웨이, ZTE 등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수차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록스타 컨소시엄은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소니·리서치인모션(RIM)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든 회사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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