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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창의적 갈등해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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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창의적 갈등해결법 美 조지폭스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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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교수로 와 있는 미국 오레곤주의 조지 폭스 대학교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작은 사립대학이다. 국제교류를 담당하는 알렉스 피아 교수가 학교의 역사, 미션, 문화, 그리고 전통 등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준 덕분에 방문 첫날부터 애정을 갖게 됐다. 이야기의 힘이다. 피아 교수의 설명에서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조지 폭스 대학교는 100여년 전 우드-마(Wood-Mar)홀이라는 건물에서 출발했다. 이 건물을 짓기 위한 모금운동을 펼쳤던 우드워드여사와 마틴여사의 이름을 딴 건물이다. 이후 학교가 발전하면서 다른 건물도 생겨났지만 이 건물은 조지 폭스 대학의 역사이며 상징이었다.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 2000년대 초반 오레곤주에 지진이 있었고 그 때문에 우드-마홀이 흔들리면서 위치가 조금 이동했다. 당시 대학 총장은 '안전문제 때문에 우드-마홀을 헐고 새로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졸업생들과 학생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졸업생들은 자신들이 대학을 다니던 시절의 유일한 건물이었던 우드-마홀이 헐린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안전문제'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총장을 비롯한 학교 측의 입장이었다. 심각한 갈등과 대립이 일어났다. 어느 쪽도 양보할 수 없는, 명분과 소신을 갖춘 강경한 입장이었고 결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이 문제는 양측을 모두 만족시키는 방법으로는 풀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들은 건축가는 많은 고심 끝에 대안을 제시했다. 우드-마홀을 그대로 두고 옆에 건물을 붙여서 신축하겠다는 안이었다. 신축하는 건물은 우드-마홀의 두 면을 완전히 둘러싸면서 견고한 지지대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앞에서 보면 우드-마홀과 신축건물은 두 개의 다른 건물이 나란히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뒤에서 보면 신축건물의 뒷면만 보인다. 우드-마홀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안전성 또한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힘으로 누르는 강압형,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양보하는 배려형, 양쪽이 조금씩 양보하는 타협형, 문제의 해결을 미루는 회피형, 그리고 양쪽의 입장을 모두 수용하면서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해결책을 찾는 종합형이 있다. 종합형 해결책이 꼭 필요한 경우는 양측의 입장이 '원칙'에 관한 것이라 양보할 수 없으며, 중요한 문제인 경우다. 이럴 때는 시간이 걸리고 자원이 많이 들어가더라도 종합형 해결책으로 풀어야 한다. 조지 폭스 대학의 우드-마홀 스토리는 창의적인 해결책으로 양측의 입장을 모두 충족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모든 조직은 다양한 문제와 갈등에 직면해 있다. 문제에 따라 강압형이나 배려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때로는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해결하는 타협형 해결책이 필요하기도 하다. 심지어 해결비용이 편익보다 더 크고, 다른 문제와 연결돼 있는 경우에는 회피형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런데 문제의 성격과 해결책이 맞지 않을 때는 '해결'이 아니라 '더 큰 갈등'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가장 심각한 상황은 '종합형 해결책'을 필요로 하는 갈등을 강압형이나 타협형, 심지어 회피형으로 해결하려고 할 때 생긴다.


조지 폭스 대학의 사례는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해결책을 찾은 건축가의 끈기와 창의성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졸업생의 애정을 이해하고 그들의 추억과 상징을 보존하기 위해 비용과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제3의 방법을 선택한 학교 측의 포용력도 인상적이다. 갈등의 한가운데 봉착해 있는 이들이 한 번 돌이켜봐야 할 사례다.




美 조지폭스대 객원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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