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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프로리그, 외국인선수 활약도 중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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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프로리그, 외국인선수 활약도 중요하지만... KIA 타이거즈의 데니스 홀튼/ K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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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7일까지 투타 모두에서 예상치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시범경기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던 외국인 타자들까지 장타력을 폭발하고 있다. ‘공갈포’가 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어느새 쏙 들어갔다.

다승 부문에서는 2승(공동 1위)을 따낸 KIA의 홀튼에 이어 12명의 외국인 투수가 마수걸이 승리를 거뒀다. 홀튼과 볼스테드(두산), 울프(SK), 웨버(NC), 앨버스, 클레이(이상 한화) 등은 새 얼굴이다. 홈런 부문에서는 4개(1위)의 LG 조쉬벨을 비롯해 필(KIA 3개), 나바로(삼성), 칸투(두산), 스캇(SK 이상 2개) 등이 10걸에 있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 투수가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고 타자가 중심타선에서 ‘한 방’으로 승리를 결정짓는 구단이 올 시즌 마지막 날 함박웃음을 짓게 될 것 같다.


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효용성을 알 수 있는 좀 오래된 자료가 있다. 1985년 삼성은 전기 리그와 후기 리그 1위를 차지해 1984년 롯데를 파트너로 골라 우승에 실패했던 악몽을 씻고 정상에 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실업야구는 그해 김정택 감독이 이끄는 상무가 5개 단일 대회 우승을 독식하며 기세를 올렸다. 한국화장품도 연맹전(프로야구로 치면 정규시즌) 4년 연속 우승으로 강호의 면모를 이어갔다. 그해 한국화장품은 연맹전에서 10승1무2패를 기록해 8승2무3패의 상무를 따돌렸는데 10승 가운데 8승(1패)을 기둥 투수 서생명이 거뒀다.

지난해 작고한 쉬성밍[徐生明]은 야구 올드 팬들의 기억에 생생한 대만 출신의 외국인 투수다. 1983년과 1984년 각각 삼미와 삼성에 입단한 장명부와 김일융은 일본 여권을 지닌 외국인 선수였지만 재일동포이기에 우리 핏줄이었다. 그러나 1984년 한국화장품에 입단한 쉬성밍은 가오슝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외국인이었다. 프로야구가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하기 훨씬 전에 아마추어 야구가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고, 쉬성밍은 입단 첫해인 1984년 왼손 투수 양상문과 함께 한국화장품이 연맹전에서 17승1무3패로 우승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이 무렵 프로축구는 1983년 리그 출범과 함께 외국인 선수를 들여와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을 받고 있었다. 1985년 리그 득점왕과 도움왕을 차지하면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태국 출신 피아퐁(럭키금성, 오늘날 FC 서울)이 대표적이다.


외국인 선수와 관련해 스포츠팬들의 기억에 가물가물할지도 모를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한다. 여자배구는 프로화가 되기 훨씬 전인 1984년 12월 호남정유(오늘날의 GS칼텍스)와 효성이 각각 멕시코와 페루 선수를 영입했다. 호남정유에 입단한 중앙 공격수 루크레사 도라도는 유학생 수준이었지만 효성 유니폼을 입은 세터 로사 가르시아 리바스와 왼쪽 공격수 나탈리아 말라가 디보스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선수들이었다. 듀오는 센터 가브리엘라 페레스 등과 함께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조별 리그에서 한국을 3-2로 꺾은 페루의 주전이었다. 한국은 페루에 져 1승2패로 4강 진출에 실패했고 5위 결정전에서 서독을 3-0으로 꺾었다. 페루는 1980년 모스크바 대회 6위와 로스앤젤레스 대회 4위에 이어 1988년 서울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조별 리그에서 중국, 준결승에서 일본을 각각 3-2로 잡는 등 선전을 거듭한 끝에 남미 나라로는 처음으로 여자 배구 올림픽 은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금메달을 가로막은 나라는 소련이다. 페루를 3-2로 이겼다. 서울 대회에서 한국은 출전 8개국 가운데 꼴찌를 했다. 페루 여자 배구는 그 무렵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말하자면 당시 페루 여자배구 선수의 영입은 제대로 된 스카우트였다.

그런데 1984년 1월 프로 전 단계인 겨울 리그로 출발한 ‘백구의 대제전’(대통령배전국남녀배구대회) 여자부는 세터 이운임과 센터 박미희 등이 이끄는 미도파와 레프트 이은경과 세터 임혜숙 등이 주전으로 활약한 현대건설 그리고 주 공격수 심순옥이 고군분투한 한일합섬이 1980년대 중반 철옹성 같은 3강을 유지하고 있었다. 페루의 주력 선수를 영입했지만 만년 하위권인 효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거의 없었다. 두 외국인 선수가 뛰는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은 1986년 제3회 대통령배전국남녀배구대회 1차 리그 3위였다. 그 무렵 3강 외 구단이 그나마 3위를 한 건 효성이 유일했다. 외국인 선수의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부 종목의 경우 외국인 선수가 전력의 절반이라고 하지만 국내 선수층이 탄탄하지 않으면 결코 리그 정상에 오를 수 없다는 걸 증명한 사례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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