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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 父子'…동아제약 代이어 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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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 믿음 생겨"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 곳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다가 동아제약을 선택했습니다. 아버지가 30년간 일하면서 누나와 저를 키운 곳인 만큼 평생직장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죠."


동아제약 입사 4년차인 C씨(32)는 부친의 뒤를 이어 동아제약에 몸담고 있다. 어릴 때부터 부친의 직장생활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던 아들은 진로를 고민하던 고교 시절 동아제약 입사를 결정했다. 망설임은 없었다. 말수가 적은 부친은 회사생활을 시시콜콜 털어놓지 않았지만 18년 전 정년퇴직 때까지 묵묵히 일하며 식솔들을 건사했다. C씨는 "아버지의 직장생활을 보고 자랐으니 직원 성향이나 조직분위기는 친숙하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스러워했다.

3일 동아제약에 따르면 아버지와 아들이 대(代)를 이어 근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른바 '박카스 부자(父子)'다. 회사 규정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채용과정의 공정성을 이유로 친ㆍ인척의 입사를 엄격히 제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퇴직한 이후 자녀가 입사할 수는 있다.


인사팀이 파악한 퇴직 직원의 자녀는 5~6명. 4년 전 퇴직한 아버지의 이어 동아제약에 입사한 J씨(34)는 "잠깐 외국회사에 다녔는데 개인적인 분위기에 질렸다"며 "아버지가 가끔 동료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실 때 가족 같은 분위기였고, 그래서 동아제약에 다시 시험을 봤다"고 설명했다. 어릴 적부터 부친이 가져온 동아제약 제품을 사용하면서 친숙해진 조직문화도 입사를 거들었다.


아버지의 일터를 물려받은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한 조직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버지와 공통의 관심사가 생긴 것은 부수입이다. J씨는 "아버지가 회사 이야기를 궁금해하신다"면서 "퇴직 후에도 회사에 대한 관심이 많으셔서 회사를 주제로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부친의 옛 동료들로부터 아낌없는 격려를 받는 것도 장점이다. J씨는 "자주 집에 놀러오시던 아버지의 동료가 이제 임원이 됐다"면서 "(입사 면접을 볼 때) 면접관들이 아버지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아들인 점을)알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박카스 부자'라고 해서 채용에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면접관의 성향에 따라 '대 이은 입사'에 대해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라보는 눈이 많은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자신의 평가가 부친의 평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스트레스를 낳기도 한다. J씨는 "아버지를 알고 계신 분들이 신경을 써주시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아버지만큼 잘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C씨도 "다른 사람이 아버지를 알건 모르건 조금 더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면서 "아버지 이름에 먹칠하지 않을까 신중해진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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