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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혁신학교,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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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교육청, 평가 결과 상관없이 재지정 않기로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서울시교육청이 다음 달 서울형 혁신학교 27곳에 대한 첫 종합평가에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심의 결과와 상관없이 혁신학교를 재지정하지 않기로 이미 결론을 내렸다고 밝혀 '혁신학교가 이대로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은 2011년 지정된 혁신학교 27개교를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 위원회' 평가를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평가 대상은 2011년 3월 지정된 23개교(이하 1기)와 같은 해 9월 지정된 4개교(2기)로, 이들 학교는 각각 내년 2월 말과 8월 말 지정기한이 끝난다.

혁신학교는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높여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취지에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처음 시행한 것으로, 서울에서는 전임 곽노현 교육감 시절 도입됐다. 그러나 문용린 현 교육감은 혁신학교당 매년 1억~1억5000만원이 지원되는 것이 다른 학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으며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등 뚜렷한 성과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이번 종합평가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학교혁신팀 관계자는 "4년간 67개 학교에 300억원이 투입됐는데 무상복지 등으로 예산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혁신학교에만 1억5000만원을 지원하는 형태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혁신학교 현장의 상황과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방침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평가의 목적이 혁신학교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지속시키려는 데 있지 않고 '재지정 안 한다'는 전제하에 이뤄진다는 것은 이미 평가의 의미를 잃은 것"이라며 "혁신학교를 '학교 혁신의 문화'로 이해하기보다는 전임 교육감의 '진보 색깔'로 받아들여 이를 지우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보면 시범학교 중 혁신학교만큼 공교육 변화를 선도하는 학교도 드물다"며 "예산이나 형평성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는데, 그런 논리라면 지금 하고 있는 다른 시범사업, 예컨대 자유학기제 같은 것도 다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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