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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강소 연기금을 목표로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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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사학연금 이사장

대담 = 김종수 증권부장
정리 = 박민규 기자
사진 = 백소아 기자

[아시아초대석]"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강소 연기금을 목표로 뛰겠다" ▲김화진 사학연금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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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로 주주권 강화 박차
해외투자 비중 8.5%로 높여 수익률 극대화
전문 운용인력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아

"세계적으로 가장 튼튼한 강소 연금기관으로 키워나가겠습니다."


취임 40일째를 갓 넘긴 김화진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하 사학연금) 이사장. 요즘 그의 하루는 사학연금의 정체성 회복을 통한 르네상스를 이루겠다는 생각에 쉴 새 없이 바쁘다. 32만5000여명의 사립학교 교직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공단, 열린 문화와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신뢰를 얻는 공단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30여년간 교육공무원으로서 쌓아온 삶과 철학, 정책은 큰 힘이 돼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취임 직후 4년만의 반대의결권 행사로 주목을 받고 있는 김 이사장을 여의도 본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김 이사장은 올 초 사퇴한 변창률 전 이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 2월21일 취임했다. 대내외 투자환경이 열악한 시기에 15조원이 넘는 자산을 책임지는 자리에 앉다보니 부담감이 먼저 앞선다. 지난해 사학연금의 운용자산 수익률은 3.94%. 당초 목표치인 5.3%를 크게 밑돌았다. 올해 역시 투자 여건이 녹록치 않다. 그렇다고 연기금의 사회적 책임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때문일까. 인터뷰 내내 시원한 웃음 속에는 넘치지 않는 비장함이, 넘치지 않는 웅장한 포부가 묻어나왔다.


김 이사장은 "연금 수급자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있다"며 "연금재정을 안정화시킨 이사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를 위해서는 15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의 수익률 제고가 무엇보다 급선무다. 이를 위해 해외 및 대체투자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운용자산의 안정적 수익률을 확보하고 다소 과도하게 집중된 국내 자산을 다양한 자산으로 분산 투자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운용자산 수익률이 3.94%에 머문 점은 아쉽지만 벤치마크(기준수익률) 대비 0.89%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는 데 의의를 뒀다. 김 이사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논란, 유럽 및 이머징국가의 경기 회복 지연 등 어려운 금융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벤치마크를 초과한 수익률을 올렸다"며 "당초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비우호적 금융시장 환경 속에서 내부 역량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운용자산의 국내 투자 비중이 너무 높다는데 있다. 사학연금은 지난말 기준 해외투자 비중이 5.0%에 불과하다. 김 이사장은 이를 올해 8.5%까지 끌어올리도록 지시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적극적 수익 창출과 분산투자를 위해 해외 투자를 매년 조금씩 늘려 2017년에는 약 16% 수준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해외 주식 간접투자에서 19.61%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지만 투자 규모가 적어 전체 수익률 제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김 이사장은 "해외 주식부문에서 20%의 고수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용자산 중 해외투자 비중이 낮아 전체 기금운용 실적을 끌어올릴 기회를 놓쳤던 점이 지난해 성과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운용 전문 인력의 역량도 중요하다. 때문에 이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김 이사장은 "현재 관련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경영학석사(MBA), 해외 운용사 등에 위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각종 전문자격증 취득을 독려하기 위해서도 예산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부인력 충원에는 예산 등으로 한계가 있어 고민이다.


김 이사장은 올해부터 의결권 행사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의결권 행사는 대기업들을 견제하는 등 대형 연기금의 사회적 책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의결권 행사를 너무 소극적으로 해 왔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고 강조했다.


사학연금은 2010년 이후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단 한번도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아 거수기 역할만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김 이사장 취임 이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GS건설 주총에서 사학연금은 허창수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비록 허 회장은 재선임에 성공했지만 사학연금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경영진을 압박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체계적인 의결권 행사를 위해 세부 운영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해당 기업의 총 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기금 내 비중 등을 감안해 보다 신중하게 의결권 행사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기금의 이익이나 사회적 기업으로서 책임 등에 반한다고 판단되는 안건에 대해서는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통해 적극적으로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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