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SK텔레콤이 갤럭시S5를 판매한 첫날(27일) 번호이동 건수가 평일 대비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이 풀리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단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작용했고, 공식대리점 외의 판매점이나 지방 소도시에 물량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것도 원인이었다.
28일 업계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갤럭시S5 출시 첫날 SK텔레콤의 신규번호이동 건수(알뜰폰 제외)는 5833건을 기록했다. 갤럭시S5가 출시되기 직전인 25일 6013건, 26일 6020건보다 오히려 떨어진 수치다.
번호이동은 현재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타사로부터 가입자를 빼앗아 올 수 있는 SK텔레콤이 얼마나 가입자를 끌어모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같은 날 갤럭시S5를 출시했지만 지난 13일부터 영업정지를 당해 2년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기기변경만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SK텔레콤 갤럭시S5가 초기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낮은 보조금을 꼽았다. SK텔레콤은 출시와 동시에 공식적으로 갤럭시S5에 '20만원'까지 보조금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갤럭시S5 출고가 86만6800원에 보조금 20만원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66만8000원으로 내려간다. SK텔레콤은 자사 영업정지가 끝나는 5월19일까지 구매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보조금 10만원씩은 무조건 지급하는 '착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착한기변'을 통해 2년간 사용할 경우 10만원의 할부지원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전날 SK텔레콤은 휴대폰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갤럭시S5 19만원' 판매 해프닝이 벌어지자 "온라인 판매점이 요금할인을 단말기 보조금인 것처럼 속여, 보조금과 합산해 기기 구매 가격인 것처럼 소비자를 호도하고 있다"고 사태를 진화하며 "SK텔레콤은 금일 출시한 갤럭시S5에 법정 보조금 이상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로 인해 "갤럭시S5 가격이 좀 더 떨어질 때까지 지켜보자"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5일부터 5월19일까지 영업정지에 들어가므로 앞으로 8일간 갤럭시S5 효과를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가 업계 관심사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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