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정부가 1983년 발생한 아웅산 폭탄테러 당시 북한을 외교적으로 응징하는 보복 조치를 시행한 사실이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외교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648권(27만여쪽)의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정부는 생산한 지 30년 이상 된 외교문서를 대상으로 심의를 통해 공개하고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주로 1983년에 작성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1983년 10월9일 북한의 아웅산 테잉러로 당시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부 장관 등 대통령 순방 수행단 17명이 목숨을 잃자 10월 말께 외교적 보복조치 방안인 ‘늑대사냥’(초기 작전명)을 마련했다.
이 작전의 목표는 가용한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다른 나라로 하여금 북한과의 교류를 끊거나 교류 수준을 낮추게 하는 것이었다. ‘불법적이고 반문명적인 폭거’를 일으킨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이를 통해 비슷한 시도를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 세계 국가의 유형을 분류하고 국가별 목표까지 치밀하게 수립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특사 파견과 경협 제공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에 더해 미국 등에도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 결과 일부 국가가 북한과 단교하거나 외교 교류 수위를 낮췄으며, 반대로 우리나라와의 관계가 더 좋아진 사례도 있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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