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모바일TV 업계에 대한 지상파의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 본 방송보다 재방송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시청 행태 변화로 지상파의 시청률이 감소하자 노골적인 발목 잡기에 나선 것이다. 소치올림픽에(2월) 이어 브라질월드컵(6월), 인천 아시안게임(9월) 등에 힘입었던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기존 1주였던 모바일tv 지상파 주문형 비디오(VOD)의 홀드백 기간이 3주로 연장됐다. 홀드백이란 지상파 방송의 본 방송 이후 케이블이나 인터넷TV(IPTV) 등 다른 방송 플랫폼에서 재방송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본 방송이 끝난 뒤 1주일이 지나면 모바일TV를 통해 무료로 다시 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3주가 지나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컨대 이달 18일 방영된 드라마 '기황후'를 무료로 보려면 다음 달 7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요금도 인상된다. 홀드백 기간을 지나 무료화되기 전에 지상파 VOD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700원의 요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오는 4월부터는 300원이 인상된 1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모바일TV 업계는 성장세가 꺾을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의 무리한 모바일 인터넷TV(IPTV)의 견제로 고객들의 불편함이 야기되고 있다"며 "홀드백 연장에 연이은 가격 상승은 유료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들의 거부감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3사는 IPTV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8월 VOD 홀드백 기간을 1주에서 3주로 연장한 데 이어 최근 새로운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현행 편당 500~1300원 하는 VOD 가격을 200원~300원가량 올리겠다는 내용이다. 이 경우 1만원 수준이었던 VOD 월정액 상품은 최소 1만2000원에서 최고 1만5000원까지 오르게 된다.
앞서 지상파는 케이블TV 업계에 제공하는 1분 만에 'VOD 다시보기' 서비스가 계약 위반이라며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CJ헬로비전, 티브로드, 씨앤앰, 현대HCN 등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지난 1월부터 지상파 드라마, 예능 등 방송을 본방 종료 후 1분 만에 제공하는 것을 두고 '본방 종료 후 1시간 이후' 서비스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TV와 IPTV 등의 콘텐츠 수요가 새로운 흐름인데도 불구하고 지상파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면서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모바일TV의 유료 가입자 수는 LG유플러스 150만명, SK브로드밴드 100만명, KT미디어허브 95만명 수준이다. 무료 가입자를 포함하면 3사 합해 1000만명에 육박한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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