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우크라이나 남부 크림자치공화국이 중앙정부의 합법성을 부인했다. 크림의 러시아 편입 가능성도 열어 놨다.
4일(현지시간)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크림자치공화국의 세르게이 악쇼노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아직 키예프 최고 라다(의회)의 협상 제안에 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키예프의 권력을 합법적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크림이 우크라이나에서 이탈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결정은 자치공화국 주민들만이 내릴 수 있으며 어떤 선택도 가능하다"면서 "우리는 주민들의 의지를 실행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결정에 따라 크림이 러시아로의 합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악쇼노프는 크림이 자체 국방부와 군대를 창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부 부대는 이미 크림 자치정부 통제하로 들어왔으며 모든 군대는 크림 의회에 복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예프 중앙 의회는 이날 일부 의원들이 크림 의회 대표들을 만나 자치공화국 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실무 그룹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크림의 자치권을 확대하는 방향의 개헌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의 60% 이상이 러시아계인 크림 자치공화국은 친서방 야권 세력이 장악한 중앙 의회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주민투표를 통해 자치권을 대폭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한 바 있다.
크림의 이같은 움직임에 중앙 정부가 무력 진압을 경고했고 러시아가 자국인 보호를 이유로 군사개입을 추진하면서 무력 충돌 위기가 고조됐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에 군대를 파견하지 않겠다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사태는 일단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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