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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패닉'…글로벌 M&A 방향타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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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형제 나란히 실형 확정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태원 회장 형제에 대한 동시 실형 선고에 SK그룹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파기환송심을 통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한 박근혜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국정운영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파기환송을 기대했으나 결국 징역형이 확정되자 SK그룹 임직원들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걱정했다.


SK관계자는 "소명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아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앞날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형국에 빠지게 됐다.

최 회장이 구속 수감된 지는 1년이 넘었다. 그간 대기업 회장들이 구속돼 재판을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감생활을 한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실제 최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SK그룹은 김창근 의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경영공백 진화와 비상경영 가동에 들어갔지만 성적은 영 신통치 않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9.1%, 18.7%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만 398억 원의 적자를 낸 SK에너지의 손실이 뼈아팠다. 또 200여 명의 구조조정까지 단행해야 했던 SK증권의 불황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나마 잭팟을 터트린 SK하이닉스와 보조금 단속에 따른 과징금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SK텔레콤 덕에 한숨을 돌렸다.


최 회장의 공백은 SK그룹의 인수합병(M&A)과 해외사업 수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SK의 주력인 에너지와 통신 등은 국가 기반산업이어서 해외 진출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해당 국가 고위층과의 친분을 쌓아야 하는 등 오랜 기간 공을 들여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SK가 지난해 중국 석유화학기업 시노펙과 합작으로 3조3000억원 규모의 에틸렌 공장을 완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최 회장의 주도로 7년 만에 성사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중국 당국의 기간산업에 대한 외자유치 제한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최 회장이 중국 고위층을 일일이 면담하며 합작사업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최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SK그룹은 호주의 석유유통회사인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 지분 인수 참여를 포기했다. SK텔레콤과 SK E&S가 각각 추진하던 ADT캡스와 STX에너지에 대한 M&A도 무산됐다.


SK이노베이션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작년부터 올스톱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에 브라질 광구를 매각해 거액의 현금을 확보했으나 1년 이상 투자를 못하고 있다.


특히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의 기간통신망 구축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아무리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결국 오너가 하게 된다"면서 "최 회장의 양형 확정으로 인해 오너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가 불가피해진 만큼 SK그룹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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