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을 따져 보는 게 주식시장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버핏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미 주식 투자야말로 위험한 일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현재 미 증시는 상승일로다. 그러나 16조달러(약 1경7144조원) 규모인 미국 GDP 대비 증시 시총 비율은 125.2%다. 버핏이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서 투자 경계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GDP 대비 시총 비율 100%를 넘어선 것이다.
버핏은 GDP 대비 시총 비율이 투자에서 나침반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현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해왔다.
과거에도 GDP 대비 시총 비율이 100%를 넘어설 때면 예외 없이 '투자과열' 주의보가 울리고 증시는 곧 폭락했다.
대표적인 예가 '닷컴버블' 붕괴 직전인 2000년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전인 2007년이다. 2000년과 2007년 미 증시의 GDP 대비 시총 비율은 각각 183%, 135%였다.
반면 GDP 대비 시총 비율이 75%에 이른 1975년, 50%까지 떨어진 2009년은 버핏의 이론대로 주식 투자의 적기였다.
버핏의 이론대로라면 지금은 주식투자에 너무 위험한 시기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너나할것없이 빚을 내서라도 증시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에서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증권담보대출 규모는 지난달 말 현재 4450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게다가 미 증시는 지난해 이미 30%나 올랐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수익성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일례로 세계 최대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프록터앤갬블(P&G)의 경우 올해 주당순이익 증가율을 당초 5~7%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지난해 20%나 올랐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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