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은행 금융협의회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되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서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후 통화 정책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21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BIS 총재회의에서 주로 미국 테이퍼링 이후 통화 정책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신흥국들이 테이퍼링 이후 여러 환경 변화에 따른 자본 유출 등의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총재는 "지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금리 정상화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정책이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이번 G20 회의의 화두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투자, 고용, 무역 등에 대해 각 나라가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가 될 것"이라며 "금융규제 개혁 마무리,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등도 이번 회의의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글로벌 투자은행(IB) 최고경영자(CEO)들과도 만나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 인프라에 대한 장기 투자 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이날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최근 주택시장에서 가격상승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봄 이사철을 앞둔 계절수요도 가세하면서 주택거래가 크게 늘고 가격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런 움직임이 향후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 참석자들은 최근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에도 불구하고 국내은행의 해외차입 여건은 양호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국제금융시장의 투자 정서는 작은 충격에도 급변하는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외화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부실 흡수능력을 약화시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는 만큼 비용 절감, 생산성 제고, 수익원 다변화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는 데도 동의했다.
일부 참석자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기업들의 업황이 업종별, 기업 규모별로 고르지 못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이건호 KB국민은행장, 김주하 NH농협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 리차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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