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유리병 음료에 혼입된 유리이물을 모르고 음료와 함께 마시는 안전사고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4년간 유리병 파손으로 음료에 유릿가루가 혼입된 사례를 집계한 결과, 총 129건으로 매년 평균 30건 이상 접수됐다. 2010년 32건, 2011년 34건, 2012년 32건, 2013년 31건이었다.
이 가운데 음료를 마시기 전에 유릿가루를 발견한 경우는 29.5%인 반면 같이 삼킨 사례가 70.5%에 달했다.
상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74건 중 유릿가루 섭취로 엑스레이(X-ray) 촬영이나 내시경 검사 등을 받은 게 45.9%였고, 베이거나 찔리는 등 상해를 입고 자가 치료를 한 것도 23.0%였다. 특히, 유아가 유기농 과일음료에 혼입돼 있는 유리조각을 삼켜 응급실을 방문한 사례도 있었다.
파손 형태별로는 내부 파손(87.6%)이 외부 파손(12.4%)보다 많았다. 내부 파손은 소비자가 쉽게 식별하기 어려워 혼입된 유리이물을 음료와 함께 섭취할 위험이 높다.
이에 소비자원은 대형 마트·편의점·약국에서 유통 중인 유리병 음료 세트 70개 제품의 포장 상태를 조사했다. 이 중 50개 제품(71.5%)이 병과 병 사이에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간지(Divider)나 바닥 충전재를 사용하지 않아 유통 중 유리병의 파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4개(62.9%) 제품은 병 표면에 종이 라벨을 부착했으나 나머지 26개(37.1%)는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재질의 압착 필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PET 재질을 사용하게 되면 용기가 파손되더라도 병 형태가 유지돼 소비자가 파손 여부를 쉽게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리가루가 내부로 탈락될 위험이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병의 내·외부 파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자 안에 제품 포장을 개선하고 압착 필름 라벨을 파손 여부 식별이 용이한 종이로 교체하도록 식품업계에 권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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