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올 상반기 안에 카드사가 가맹점 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될 전망이다. 카드 가맹점 모집인은 등록제를 통해 고객 정보를 함부로 내다팔 수 없도록 고쳐 잡기로 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 내로 고객 정보 보호의 사각지대인 밴(VAN)사와 카드 가맹점 모집인을 금융감독의 테두리에 들어오도록 할 방침이다.
우선 상반기 내로 모바일 가맹 신청 서비스가 도입된다. 그동안 종이 문서 형태로 보관하던 카드 가맹점 신청서를 없애고 고객 정보를 카드사가 직접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가맹점 정보는 밴 대리점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 가맹점에 단말기 등을 설치한 후 가입신청서와 개인정보, 주민등록등본, 인감도장을 바탕으로 신청서를 카드사에 접수하면 카드사는 자료 입력을 통해 가입 심사 결과를 가맹점에 통보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밴 대리점이 가맹점주의 정보가 든 종이 문서를 불법 신용정보판매업자에게 팔아 넘기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폐해가 컸다. 현재 밴 대리점이 관리하는 가맹점은 220만개에 달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가맹점 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모바일 가맹 신청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가맹점주가 태블릿PC로 신청서를 작성하면 해당 정보는 밴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카드사에 넘어간다. 관련 서류도 스캔 작업으로 이뤄지며 정보는 태블릿PC에 저장되지 않는다. 밴사가 가맹점주의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을 원천 차단하는 식이다.
금융당국은 또 여신전문금융업 정의에 밴사를 포함시켜 개별 밴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와 제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밴사가 카드사에 과도한 결제 수수료를 받고 이를 대형마트 등에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관행을 바로 잡기로 했다. 이런 행위가 적발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규정을 법에 명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카드사가 밴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1조원으로 이 중 대형가맹점에 들어간 리베이트 비용만 해도 2700여억원에 달했다. 밴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카드사에도 제재가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카드 가맹점 모집인도 관리·감독할 계획이다. 카드 가맹점 모집인은 음식점 등 가맹점을 모집하면서 얻은 개인 정보 서류를 밴사나 카드사에 전달하지 않고 암시장에 팔아넘기는 사례가 여러 차례 적발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카드 가맹점 모집인도 등록제를 시행해 해당 카드사가 철저히 감독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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