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 최대 곡물 수입국인 중국이 명목상 유지해온 곡물 자급자족 정책을 포기했다. 배고픔 대신 건강을 택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국무원이 이번주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그 동안 계속 늘려온 곡물 수확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6억200만t인 곡물 생산량을 오는 2020년까지 5억5000만t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양보다 질에 무게를 둔 이번 가이드라인은 세계 식량 산업에 큰 파장으로 다가갈 듯하다.
국무원은 가이드라인에서 이번 조치가 “양을 강조한 과거로부터 벗어나 식품 안전과 품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식생활 습관 변화와 인구 증가로 식량자급 자체가 불가능해졌음을 인정하고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중국이 곡물보다 고품질 육류·야채·과일 공급 체계를 확대해 농촌 일자리 늘리기에 한몫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한 전문가는 “곡물 중에서도 옥수수·콩 같은 사료용 대신 인간 주식인 쌀과 밀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6대 경제정책의 중점 과제 가운데 하나로 식량안보를 제시한 바 있다.
중국의 정책 변화로 미국·호주·캐나다·우크라이나 등 대(對)중국 곡물 수출국들에 수혜가 돌아갈 듯하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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