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작년 말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만큼이나 올해 초 증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현실에 비해 지나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말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문제였지만 현재 대외적 악재들을 현실보다 더 심각하게 바라보게 하는 비관적 전망도 지나치다"고 밝혔다.
연초 이후 신흥국 위기론이 부각되며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원인을 신흥국이 아닌 선진국에서 찾아야하며 신흥국 증시에 대한 현재의 비관론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김 팀장은 "실제로 주요 신흥국 증시의 수익률은 3.3% 하락하는데 그쳤으며 심지어 아르헨티나 증시도 2년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반면 미국 등 선진국 증시의 평균 수익률은 4.91% 하락해 현재 신흥국 위기는 사실 신흥국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지난해 과열된 선진국 증시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증시 내부에 대한 비관론 역시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계속 하향되면서 눈높이가 낮아짐에 따라 지난해와 같은 어닝쇼크의 재발 위험은 점진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며 "낮아진 이익추정치로 실제치와 오차가 축소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세 역시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팀장은 "한국 증시에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내외에서는 외국인이 매도에서 매수로 전환했고 현재 증시는 0.9배 정도 수준"이라며 "최근 신흥국 펀드의 유출 속에서도 우리 증시에서의 이탈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만큼 외국인이 순유입으로 전환하면 증시가 상승 분위기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문제도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릴 때마다 100억 달러씩 유동성을 줄인다해도 양적완화 완료 예상시점인 11월까지 올해 자산매입으로 들어오는 유동성 총량은 3950억달러로 결코 적지 않은 액수"라며 "여기에 유럽과 일본이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시장 현실을 판단해보면 그렇게 심각한 위기 상황은 아니다"라며 "단기적 이벤트를 따라가기보다는 당분간 위기와 기회가 반복되는 상황임을 인정하고 시장분위기에 맞게 대처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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