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기업실적 예상치가 작년 말부터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와 이에따른 신흥국 금융위기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작년 4분기 기업실적은 물론 올해 1분기 기업실적 예상치도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치 하락이 증시에 악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기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기업실적 전망은 물론 올해 1분기 기업실적 전망은 더 빠른 속도로 하향되고 있지만 이것은 크게 두려워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는 시장의 높은 눈높이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며 향후 한국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작년 11월 이후부터 계속되어온 외국인의 한국 증시내 매도세는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린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선호도를 부각시킨 측면도 있지만 결국 한국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작년 이후 실적 서프라이즈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과 시장 예상치와의 괴리율이 낮은 미국 증시는 작년 연간으로 각각 56%, 30% 상승하면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간 한국 증시와 차별화된 흐름을 보여왔다."며 "2012년 4분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삼성전자마저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외국인의 우리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저하된 상황"이라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행 중인 기업실적 전망치 하향은 오히려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연초 이후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것을 꼭 비관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이는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예상치가 빗나갈 확률을 낮게 만들어 주고 또한 현재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작년 실적 부진에 대한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올해 실적이 작년에 비해 역신장을 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 밝혔다.
그는 "기업들의 예상 전망치가 급격히 하향하면서 투자처를 찾기 힘들어졌지만 일단 올해 상반기에는 신흥국 매크로 환경에 민감한 소재ㆍ산업재보다는 정부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내수주의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며 "이중 2014년 높은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유틸리티ㆍ미디어ㆍ금융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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