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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매출 830배 껑충…지분가치만 46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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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수년을 공들인 프로젝트라 해도 '아니다' 싶으면 폐기하는 개발자 마인드의 도전적 최고경영자(CEO)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 대한 임직원들의 한 줄 평이다.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으면 한순간에 고꾸라질 수 있는 게임업계에서 수차례의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낸 데는 김 대표의 이 같은 개발자 마인드의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2월6일 장중 12만5000원까지 빠졌던 엔씨소프트는 1년여 만에 70% 가까이 급등했다. 김 대표의 보유 주식 수(특별관계자 지분 제외)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218만8000주(지분율 9.95%)다. 21일 종가(21만500원) 기준 김 대표의 지분가치는 4605억7400만원에 달한다. 지분 평가이익이 1년여 만에 1870억원 증가한 셈이다.


김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85학번으로 1989년 '한메타자'로 이름을 떨친 한메소프트를 세웠다. 이후 1997년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를 설립했다. '리니지', '아이온' 등 대표 게임을 차례로 성공시키며 김정주 넥슨 대표와 함께 1세대 게임 CEO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엔씨소프트 창립 후 첫선을 보인 '리니지'는 당시 게임 사용자들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리니지'의 성공은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을 1998년 9억원에서 7년 만에 3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이 기간 엔씨소프트의 매출 증가율은 3만7378%에 달한다. 2003년 내놓은 리니지2도 2004년부터 6년 연속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위기도 있었다. 2005년부터 4년여간 리니지·리니지2의 매출이 동반 하락했고 길드워 등 신작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내놓은 대작 게임 '아이온'은 출시되자마자 제작비의 10배 가까운 돈을 회수했다. 아이온은 개발에만 230억원가량이 들어갔다. 아이온은 3년 연속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엔씨소프트의 매출액 규모도 쑥쑥 커졌다. 2008년까지 300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 규모는 2009년 6000억원대로, 2012년에는 7500억원대로 증가했다.


최근 시장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 중국 시장에서 얼마나 비중 있게 자리매김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블레이드앤소울의 로열티 매출액 추정치를 기존(782억원) 대비 31.8% 상향한 1035억원으로 상향조정한다"며 "기대보다 높은 가입자당 매출액(ARPU)과 안정적인 서버 현황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중국 로열티 외에도 올해 본격적으로 국내외 게임출시가 잇따르면서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견인될 전망이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길드워2'의 중국 및 국내 서비스 정도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며 "기존 게임의 글로벌 출시라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비용도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이외에도 상반기 중 기존의 콘텐츠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출시도 예정돼 있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엔씨소프트의 올해 영업이익은 3668억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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