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연기금풀 놓친 미래에셋, 19조 국민주택기금 잡을까
25일까지 입찰…연기금투자풀 운용사는 지원 제한돼 절호의 기회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3조원 시장 대신 19조원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까. 국민주택기금 운용사 공모가 시작되면서 미래운용 선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25일까지 국민주택기금 운용사 입찰이 진행된다. 국민주택기금의 최근 5년간 평균 규모는 10조원 수준인데, 지난해 말에는 19조원까지 치솟았다. 국토부는 기금 운용을 전담할 운용사 1곳, 증권사 1곳을 선정한 뒤 자금을 균등 배분할 계획이다. 최종 선정되는 자산운용사는 9조원 이상 운용자산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자산운용업계에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다.
현재 시장에선 미래운용, 신한BNP파리바운용, KB자산운용 등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특히 미래운용엔 설욕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 수년간 기획재정부 연기금투자풀 운용사 자리를 노려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연기금투자풀 운용사는 13조원 기금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2012년 말에는 연기금투자풀 복수운용사 자리를 놓고 한국투자신탁운용과 겨루다 쓴맛을 보기도 했다. 기존 운용사인 삼성운용과 업계 선두를 다투는 미래운용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러나 지난 실패가 이번 국민주택기금 운용사 공모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공모에선 연기금투자풀 운용사는 지원이 제한된다. 미래운용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래운용은 수차례 연기금투자풀 기준에 맞춰 준비해 왔고 매번 1순위 후보에 올랐다. 아무래도 경험 있는 사람이 더 잘하지 않겠느냐"며 미래운용의 선정을 점쳤다.
다만 미래운용이 지난해 한국투자공사(KIC)에 자금을 전액 환수당한 일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재부 산하기관인 KIC는 2011년 미래운용과 삼성운용에 처음으로 외화자산 운용을 맡겼는데, 미래운용 쪽에서 손실이 계속 발생하자 지난해 위탁자금을 모두 되찾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공모는 장기적 안목에서 여유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회사를 찾기 위한 것"이라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 등을 심의회에서 평가한 뒤 최종 후보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기금운용심의회가 후보자를 평가한 뒤 내달 말께 협상 대상자를 가린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전담 운용기관은 오는 7월부터 국민주택기금의 여유자금을 운용한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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