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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온누리상품권 판매 골머리 앓는 중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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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온누리상품권 판매 골머리 앓는 중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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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설 명절을 앞두고 중소기업청이 '온누리상품권' 구매 독려 전화에 바쁘다. 좀처럼 온누리상품권 구매가 늘지 않자 위기감이 발동한 것이다. 전국 가맹 전통시장과 상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에 대한 관심은 한파만큼 차갑다. 대기업, 공공기관, 중소ㆍ중견기업, 각종 단체 등을 설득해보지만 신통치 않다. 중기청 관계자는 "그래도 지난해 설만큼은 실적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애써 웃어보였다.


2009년 출시된 온누리상품권은 최근 누적판매 1조원을 달성했다. '동반성장'을 앞세워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늘린 결과다. 하지만 한계에 다다랐다. 2년 전까지 자발적으로 온누리상품권의 40%를 구매했던 대기업들이 지난해부터 경기침체와 통상임금 등의 이유를 들어 구매액을 크게 줄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목표 5000억원을 훨씬 밑도는 3257억원어치만이 팔렸다. 올 초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기청에 따르면 삼성의 경우 지난해 12월 300억원어치를 추가 구매했다는 이유로 추가 구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기청 내에서 '목표를 지나치게 높여 잡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오는 2017년까지 온누리상품권 판매를 1조원으로 늘리겠다는 정부 계획에도 수정이 불가피하지만 대놓고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기청은 내달 예정된 연두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대비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적용한 판매 목표치를 보고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연평균 20%씩 목표액을 높여야 2017년 1조원 달성이 가능하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온누리상품권이 실적 압박에 당초 취지를 훼손시키는 분위기다. 정부 치적을 홍보하는 전시행정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밀어내기 식으로 1조원 목표를 맞춘다고 전통시장이 살아날지 미지수다. 허울뿐인 숫자에 급급하기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고치는 정부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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