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해외 언론들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확대에 따른 한국 내 사모펀드 산업의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잇따라 한국 사모펀드 시장의 활성화에 대해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저널은 14일(현지시간)자 아시아판에서 '한국에서 사모펀드가 새로운 방향을 잡았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국 사모펀드 산업의 급성장과 배경에 대해 소개했다.
저널은 한국에서 중견기업 M&A를 위한 사모펀드가 속속 출범하고 있다며 재벌 구조조정에서 굵직굵직한 매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사모펀드에 투자하겠다는 해외 투자자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0년 설립된 한앤컴퍼니다. 한앤컴퍼니는 초기 투자금 7억5000만달러(약 7942억원) 대부분을 해외에서 확보한 뒤 대형 딜보다 중소 규모 딜에 주력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한진해운으로부터 벌크선 전용 사업부를 3억7500만달러에 사들였다. 해운 경기 불황에 따른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이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한앤컴퍼니는 비슷한 시기에 웅진식품도 인수했다. 한앤컴퍼니가 전체 지분 중 50%를 갖고 있는 휴대전화 카메라 부품 제조업체 코웨이홀딩스는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일본에 기반을 둔 사모펀드 유니슨 캐피탈의 김수민 파트너는 “한국시장이 대형 딜보다 중간 규모 거래에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중견 기업들이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경영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사모펀드와 손잡는 경우가 많다고 저널은 분석했다.
한국 사모펀드 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가 있다. 저금리 기조와 증시 부진 속에 투자수익률 확대를 위해 대체투자 기회 물색에 나선 기관투자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도 사모펀드를 통한 M&A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신제윤 금융감독위원장은 사모펀드에 중소기업 M&A를 주도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내 M&A 시장에서 사모펀드가 차지한 비중은 11%다. 2011년 1.3%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
타임스는 한국에서 외국계 사모펀드가 토종에 밀려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임스는 한국 정부의 사모펀드 산업 육성 정책이 한국 내 M&A 시장에서 토종 사모펀드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한국 내 등록 사모펀드는 237개, 총 투자약정 자산 규모는 400억달러다. 이는 2011년 대비 25% 증가한 것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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