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용 곡물가 하락에 가축 사육 늘어 육류 가격 줄줄이 떨어진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시장에서 돼지고기 1㎏은 요즘 10만동(약 5000원)에 팔린다. 돼지고기 ㎏당 시세는 몇 년 전에는 15만동이었으니 값이 3분의 1정도 떨어진 것이다. 베트남 식료품 물가는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했다. 이 오름 폭은 2011년 8월의 상승률 34.1%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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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인도와 미국에서 옥수수와 콩, 밀, 사탕수수, 커피 등 농산물이 기록적인 풍작을 이루면서 세계적으로 식료품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식품회사의 원료 구입 비용 부담도 줄어들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GSCI 농업지수는 지난해 22% 떨어졌다. 이 낙폭은 1981년 이후 32년래 최대를 기록했다. 현재 식량 가격은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세계적인 흉작으로 농작물 파동이 발생한 2011년 2월에 비해서는 13% 낮은 수준이다. 농작물 파동은 아프리카ㆍ중동에서 시위로 번졌고 튀니지아와 이집트에서는 정권이 뒤집혔다. 유엔은 지난해 세계 식량 수입액이 1조1500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3.2%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모건스탠리와 라보뱅크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2월 농산물 시세 전망을 하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농산물 시세가 6% 하락하리라고 예상한다.
"농작물 가격 동향을 참고하면 올해 식료품 가격 요인에 의한 인플레이션은 누그러질 것으로 본다." 뉴욕 도쿄미쓰비시UFJ은행의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루프키의 전망이다. "공급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곡물과 식료품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해 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농산물은 옥수수로 40%가 하락했다. 밀 가격은 22% 내려갔다. 커피 원두값은 23%, 설탕 가격은 16% 하락했다. 대두값은 8.3% 떨어졌다.
미국 옥수수 수확량은 지난해 기록적인 수치인 139억8900만부셸로 집계됐고, 세계 전체 생산량은 12% 증가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미 정부는 발표했다. 옥수수는 소, 돼지, 닭 등 가축 사료로 쓰이는 외에 당분과 식용유, 에탄올로도 가공된다.
국제곡물협회(IGC)는 밀과 옥수수 등 사료용 곡물 재고가 3억3900만t으로 4년 중 최고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4년 수확기가 시작되기 전 기준 추정치다. 미국 농업부에 따르면 세계 밀 생산량은 지난 6년 중 올해를 포함해 4년 연속 사상최고 기록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가격 하락의 영향은 아직 소매 단계까지 미치지 않은 상태다. 소비자가 체감할 만큼 식품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해 농산물 구입비용은 식품 제조원가 중 일부이고 식품 제조회사는 원료 가격 하락을 제품값에 더디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에서 밀가루 구입비용은 빵 제조원가의 0.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예를 들었다.
사료용 곡물값이 떨어지면 비용이 저렴해져 가축 사육이 증가하고 소ㆍ돼지ㆍ닭고기값도 하락한다. 베트남 농업부에 따르면 베트남 돼지고기 생산은 지난해 들어 9개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330만t 규모로 2.1% 증가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소고기 생산 국가인 미국의 올해 소고기 출하는 1098만t으로 오히려 5.7% 감소할 것으로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청(USDA)은 내다본다. 육우 농가는 2012년 가뭄 때 사료 가격이 치솟자 사육 두수를 감축했고, 그 영향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농산물시장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기간에 들어섰고 2014년 가격은 대부분의 시장에서 약세를 보일 것이다." 라보뱅크가 지난해 말 배포한 자료에서 내놓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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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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