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서울대병원이 대학병원과 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립대병원의 35.2%가 의약품 및 의료기기 구매 리베이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성보)는 전국 46개 공공의료기관의 전·현직 직원과 환자 등 6750명을 상대로 공공의료기관 청렴도 수준 등을 설문 조사한 결과, 서울대 병원이 10점 만점에 7.01점으로 전체 의료기관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29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다음으로는 강원대병원(7.07점), 경상대병원(7.08점), 경북대병원(7.09점), 충북대병원(7.17점), 부산대병원(7.17점) 순이었다.
청렴도가 가장 높은 공공의료기관은 충북 청주의료원(8.36점)이 차지했다. 그 뒤를 전남 순천의료원(8.35점)과 충남 공주의료원(8.32점), 강릉원주대학교치과병원(8.24점)이 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 공공의료기관 전체 청렴도는 7.72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권익위가 실시한 공공기관 전체 청렴도(7.86점)평가보다 0.14점이 낮은 것이다.
한편 의료기관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의약품·의료기기 구매 리베이트와 관련, 전체 응답자의 28.1%가 리베이트를 경험해 봤다고 답했다. 이는 여타 공공기관의 부패경험률(2.4%)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의료기관별 분석할 경우 대학병원의 리베이트 경험 응답률은 평균 35.2%로 전체 공공의료기관 평균 응답률(28.1%)보다 높았다. 기타병원이 29.0%, 의료원이 24.2%로 나타났다.
설문대상자별 리베이트 경험률을 비교할 경우 이·퇴직자의 경험률이 78.2%로 가장 높았으며 소속직원은 31.5%의 경험률을 보였다. 리베이트 제공 당사자인 판매업체의 응답률은 평균 3%로 집계됐다.
리베이트 종류로는 골프 접대나 3만 원 이상의 식사·술 접대를 의미하는 '향응'수수가 8.6%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회식비나 행사협찬 같은 공통경비 수수는 7.6%, 법인카드나 과도한 강연료 제공 등 금전 수수는 4.6%였다.
대학병원의 청렴도가 의료원에 비해 낮게 나온 것과 관련해 권익위 관계자는 "대학병원이 의료원보다 규모가 커 의료기기 구매량과 환자가 더 많아 리베이트나 환자의 불만이 발생할 여지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권익위는 "이번 청렴도 평가는 공공의료기관에 특화된 모형으로 측정한 첫 해로써 이번 평가를 통해 각 공공의료기관의 청렴도에 대한 관심 제고와 자율적 청렴시책 추진 노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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