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의 정상화를 위해서 핵심 우량 자산을 팔아야 한다고 밝혔다.
24일 현 부총리는 과천 정부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을 열고 "민간 기업은 위기가 닥치면 값을 따지지 않고 알짜 자산부터 팔아치운다"면서 "지금은 공공기관의 위기상황임을 분명히 하고 핵심 우량자산부터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정상화 대책 성공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공공기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장들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적절한 목표를 세우고, 노조와 협력해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계획을 만들어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기관장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임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산 손실이나 파업 등에 대해서는 기관장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현 부총리는 "자산매각손실이나 파업 등 정상화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사항에 대해서는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잘 하는 기관은 보상을 받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관은 불이익을 받도록 엄정하게 평가할 것"이라면서 "(공공기관들은) 중간평가를 부담으로만 여기지 마시고 이를 국민들께 인정받는 계기로 삼아 달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을 받을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공공기관장들이 소극적인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 부총리는 "IMF 위기 당시 국민들은 장롱 속에 모아둔 돌 반지까지 내놓았다.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로 선진국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이 위기극복의 동력이었다"면서 "방만 경영을 해소하는 문제와 관련해 이것이 실제로 얼마나 경영에 도움이 될까 하는 소극적인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성과를 내부 배분하는 과정에서도 기관장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기관장에게 성과급 배분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해 내부 단속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들의 개혁 방안은 내년 1월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바탕으로 부채관리와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 작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이달 말까지 각 기관에 제공할 방침이다. 공공기관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 1월까지 정상화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정상의 목표는 공공기관의 부채를 현재 220%에서 2017년까지 200%로 낮추는 것과 방만 경영을 조기 근절하는 것 등 크게 두 가지다. 현 부총리는 "부채 관련 18개, 방만 경영 관련 20개 기관 등 총 38개 기관을 중점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는 38개 공공기관장과 안전행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주무부처 장관과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등이 참석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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