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찰 압수수색 '탄압'으로 규정, 대체인력 즉각 철수 요구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철도노조가 17일 이뤄진 경찰의 압수수색을 정부의 '탄압'으로 규정하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대화를 통해 노사 간 지도력을 보여달라고 말을 끝내기 무섭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며 "노조의 손발을 다 묶어놓고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5분을 전후로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있는 철도회관 내 철도노조 본부 사무실과 서울지방본부 사무실 2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서울지방본부 사무실 압수수색은 오전 10시께 종료됐지만, 철도노조 본부 사무실은 오후 1시 현재까지 5시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노조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비롯한 각종 서류, 파업 관련 홍보물을 수거했다. 투입된 인력은 검찰과 경찰 수사관 50여명과 사무실과 건물 주변에 배치된 병력 20여개 중대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을 포함한 노조간부 10명에 대해서도 체포에 나섰다.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은 현재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과 모처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는 "노조의 지방본부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이 들어온 것은 전례 없는 일이며 직위해제, 고소고발 등 노조에 대한 탄압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현재까지 7900명의 파업 참여 조합원을 직위해제했고, 190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노조 측은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한국교통대 철도대학 소속 학생 238명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최 대변인은 "지난 15일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로 극도의 긴장감과 심리적으로 위축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며칠 더 현장에 투입하는 것은 코레일의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지난 9일부터 수서발 KTX 법인 설립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9일이라는 역대 최장기 파업을 기록 중이다. 노조는 정부와 코레일이 법인 설립 취소, 파업 조합원에 대한 고소 및 직위해제 중단, 철도 발전을 위한 국회 소위원회 구성 등의 요구안 등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오는 19일 2차 상경집회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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