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백악관이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에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내정했다는 보도는 월스트리트와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향후 FRB를 이끌어갈 쌍두마차가 될 재닛 옐런 의장 지명자와 거물급 부의장 피셔와의 팀워크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12일(미국시간) “옐런과 피셔가 FRB의 드림팀을 이룰 것”이란 전문가 견해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과거 FRB 금융분야 실무책임자를 지냈고 현재 모건 스탠리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빈스 라인하트는 “두 사람의 조합은 FRB 드림팀”이라면서 “두 사람이 이끈다면 FRB는 여러 방면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낙관론의 근거는 옐런 의장 지명자나 피셔 전 총재 모두 현재 FRB의 경기 부양적 기조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는 데 근거한다. 두 사람의 중간에는 벤 버냉키 의장이 매개자로 위치한다. 피셔 전 총재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시절 버냉키 의장의 박사논문 지도 교수였다. 버냉키 의장은 평소에도 “피셔는 나의 멘토”라고 밝혀왔다.
실제 두 사람은 학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끈끈한 유대를 이어오고 있다. 옐런 역시 FRB 부의장을 지내면서 버냉키 의장과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3차례에 걸친 양적완화 정책 등은 버냉키와 옐런의 합작품이라고 불릴 정도다.
따라서 향후 옐런 지명자가 경기부양과 동시에 출구전략을 전개할 때 피셔 전 총재가 강력한 조언자이자, 든든한 후원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피셔 전 총재의 막강한 국제적 네트워크와 위기관리 업무를 주로 다뤄왔던 경력은 이 분야에 경험이 적은 옐런 지명자를 훌륭히 보완해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뉴욕타임스(NYT)도 두 사람의 조합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우려도 나온다. 학문적·실무적 지향점이 비슷한 두 사람이지만 미세한 차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FRB의 저금리 정책 기조를 이끌어갈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선 최근 입장 차이가 노출됐다.
옐런 지명자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금리인상의 기준 근거로 제시한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명확히 해서 시장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피셔 전 총재는 지난 9월 “(포워드 가이던스를) 너무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더구나 피셔 전 총재가 워낙 거물이다 보니 자칫 옐런 지명자와의 이견이 생길 경우 조정이 오히려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