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ST '네노마' 출시 2달새 처방건수 6배 늘어…1위 '프릴리지' 바짝 추격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지난 8월 활짝 열린 3000억원대 국내 조루치료제 시장에서 '토종약'이 선전하고 있다. 특히 동아에스티 '네노마'의 고군분투가 눈에 띈다.
12일 업계 및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조루약의 처방 건수가 출시 첫 달이었던 8월 6614건에서 9월 9532건, 10월 1만1021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월별로 따져보면 메나리니의 '프릴리지'가 줄곧 1위를 차지했다. 현재 프릴리지는 30㎎과 60㎎ 두 품목이 출시됐는데 이를 합친 처방건수는 8월 4608건, 9월 3142건, 10월 3602건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69.7%에서 32.7%로 뚝 떨어졌다. 네노마가 프릴리지의 점유율을 끌어내린 것.
출시 첫 달 제일약품의 '컨덴시아'(743건)에 밀렸던 네노마(573건)는 9월 2921건, 10월 3411건으로 두 달 새 6배나 처방 건수가 늘었다. 10월 시장 점유율도 31%로 프릴리지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어 컨덴시아(1782건), 종근당 '클로잭'(1532건), JW중외제약 '줄리안'(694건)의 순이었다.
아직까지 프릴리지가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토종약 4종이 프릴리지의 점유율을 확연히 빼앗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네노마가 프릴리지를 제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과거 프릴리지가 독점하던 때보다 경쟁사가 늘면서 조루약 시장도 커졌다.
그동안 국내 조루약 시장은 '없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2009년 존슨앤드존슨(J&J)이 세계 첫 번째 경구용(먹는) 조루약 프릴리지를 들고 국내 진출하며 고가의 독점 구조를 누렸으나 실적(2011년 37억원)이 부진한 탓에 철수하는 굴욕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6월 J&J는 개발사인 미국 퓨리엑스에 아시아(일본 제외)·유럽·아프리카 판권을 반납했다. 이후 이 판권을 사들인 메나리니가 가격을 30% 내리며 국내 시장에 재도전한 것.
국내 제약사들은 토종 조루약으로 맞섰다. 지난 3월 씨티씨바이오가 개발한 세계 두 번째 먹는 조루약을 이름만 달리 해서 팔고 있다. 모두 발기부전 치료제를 보유한 비뇨기 관련 영업력이 강한 상위 제약사들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과거 프릴리지 자체가 홍보가 잘 안 돼서 조루약 시장이 형성 안 됐었지만 경쟁업체가 늘고 조루약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바뀌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앞으로의 시장 확대는 조루약에 대한 인식 개선과 각 사의 마케팅 능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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