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 카드사 현주소를 묻다<하>
누적된 수익 악화에 결국 구조조정
가맹수수료·연회비만으로 한계
VVIP공략·빅데이터 사업 놓고 고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A카드사는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임직원들로부터 희망 퇴직신청을 받아 많게는 150명을 줄인다. 수익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신호탄이 쏘아졌다. 이 카드사는 올해 신용카드 225개를 줄이기도 했다는 점을 보면 사업조정에 이은 인력 조정이 본격화된 셈이다. 카드업계 전반에 걸친 이 같은 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카드사들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카드산업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신용카드 소액결제가 가능하며 택시나 버스에서도 신용카드 결제는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았다.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카드시장은 포화에 달했고 카드사는 수익성장 한계치에 직면했다. 더 이상 카드발급을 확장하기 어려운 데다 신용카드사의 주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부문에서도 정부의 인하 압박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카드사는 가맹점과 사용자라는 독특한 양면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사용자와 가맹점을 연결해주면서 편의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로부터 연회비를,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형태다.
그동안 국내 카드사들은 릫카드 현금 차별금지 조치릮로 대부분의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카드업계 경쟁이 과열되자 안정적인 가맹점 수수료(수익)를 바탕으로 연회비는 낮추는 식으로 임기응변해왔다.
이는 카드사들이 수익악화를 자초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노진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경영팀장은 “낮은 연회비를 받으면서 가맹점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은 카드사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카드사가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맹점 수수료와 연회비를 현실화하는 문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수익이 줄어들지만 연회비를 올릴 수 없는 카드사들은 결국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발급카드 수를 줄이고 있다.
정호준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축소상품은 2만1393개에 달한다. 총 5억3470만여장(각 축소상품에 따른 카드 수 단순 합계)의 발급카드에서 부가서비스가 축소된 셈이다
앞서 언급한 A카드사 이외에도 B카드와 C카드도 28개 카드발급을 종료했다. D카드는 카드사업을 재편하면서 67개 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E카드사와 F카드사 역시 각각 7개, 2개를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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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VVIP카드는 예외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줄이지 않고 있다. 노 팀장은 “VIP고객이 연회비도 많이 내고 사용액도 많지만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향후 카드사들은 고소득층이 많이 사용하는 부가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연회비를 높이고 저소득층 대상 서비스를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짭짤한 수익원이었던 카드론 대출금리와 현금서비스 수수료도 이달부터 인하됐다. 평균 인하 폭은 카드론이 0.9%포인트,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0.6%포인트다. 카드사들이 대출금리를 한꺼번에 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 또한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른 것으로 릫울며 겨자먹기릮 식으로 카드사가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부수 사업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고객정보 데이타를 활용한 업무에 진출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얼마나 수익개선에 도움이 될지는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권우영 우리금융연구소 연구원은 “9월부터 빅데이터를 이용한 컨설팅, 금융교육, 디자인 상표권 사용 이런 부분들이 허용됐다”며 “부수업무 부분을 어떻게 확대해 나갈 수 있으냐가 카드사들의 경영지속성을 가늠하는 데 점차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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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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