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사모펀드 운용업자 등록제 도입 등 개편방안 발표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헤지펀드 등 사모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받아야 했던 인가가 사라지고 등록만으로 사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사모펀드 설립을 위해 필요한 사전등록 절차는 사라지고 설립 후 보고하는 것으로 규제가 완화된다. 이렇게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만큼 최소투자한도를 5억원 이상으로 설정해 일반 개인투자자의 직접 투자를 제한하게 된다.
4일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사모펀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서 국장은 "복잡하고 과도한 규제로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약한 사모펀드에 대해 모험자본으로서의 순기능이 향상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우선 복잡하게 구분돼 있는 각종 사모펀드를 '전문투자형'(헤지펀드)과 '경영참여형'(PEF)으로 단순화(이원화)하기로 했다.
진입, 설립, 운용, 판매 규제는 대폭 완화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업자 등록제를 도입해 일정 요건을 갖춰 금융위에 등록만 하면 사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는 헤지펀드, 일반사모펀드 등을 운용하기 위해 인가가 필요한데 이 과정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다만 최소 요구 자본금 수준을 30억~60억원 수준으로 설정해 사모펀드 운용업자 난립을 막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증권사, 창업투자조합, 벤처투자조합 등에 대해서도 사모펀드 운용업을 허용키로 했다. 다만 증권사의 경우 향후 3년 동안은 M&A를 추진하는 증권사에만 사모펀드 운용업 겸영을 허용할 생각이다. 또 설립규제도 '사전 등록'에서 설립 후 14일 이내에 금융위에 보고 하면 되는 '사후 보고'로 완화된다. 판매시에도 사모펀드 적격투자자 여부만 확인하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투자권유광고 및 운용상품 직접판매도 허용한다.
이렇게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만큼 최소투자한도를 5억원으로 설정해 일반 개인투자자의 참여는 제한하게 된다. 손실감수 능력을 가진 투자자에게만 사모펀드 투자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사모펀드에 재투자하는 공모재간접펀드를 허용해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투자수요를 흡수하도록 할 생각이다.
아울러 사모펀드를 활용한 계열사 지원 방지장치는 강화된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계열사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계열사 투자제한을 한층 강화한다. 현재 총펀드 주식투자한도의 10% 이내, 각 펀드 자산총액의 50%이내로 돼 있는 투자제한 범위를 각각 5%, 25%로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서 국장은 "사모펀드 제도 개편으로 사모펀드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면서 "사모펀드의 모험자본으로서의 역할이 확대될 경우 자본시장 역동성 제고는 물론, 실물경제 활력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달 17일 개최할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관련법규 개정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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