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운스(bounce)'는 골프에서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스포츠는 물론 일상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부도난 수표는 '바운스 체크(bounce check)', 카메라 플래시를 직접 피사체에 터트리지 않고 천장이나 벽에 반사시켜 촬영하는 방식은 '바운스 플래시(bounce flash)'다. 이메일이 전송과정의 오류로 되돌아올 때도 "바운스 났다"고 하는데 공처럼 튕긴다는 표현에서 유래됐다. 심장박동도 바운스다. 스포츠에서는 야구, 테니스, 축구, 럭비 등 구기 종목에 자주 활용된다.
골프에서는 공이 지면에 낙하한 후 튕기는, 영어사전의 '튀다'는 의미 그대로다. 공이 땅이나 카트도로, 나무, 바위 등을 때려 앞뒤좌우로 튈 때를 말한다. 하지만 바운드(bound)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OB(out of bounds)와 연관 지어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렌들리 바운스(friendly bounce)' 또는 '럭키 바운스(lucky bounce)'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공이 튀는 것을 말한다.
카트도로, 속칭 '고속도로'를 타고 그린 근처까지 공이 굴러 가거나, 언덕을 맞고 내려온 공이 깃대 옆에 붙거나 또는 바위를 때린 공이 튕겨서 그린에 올라가는 경우, 연못으로 들어갈 공이 해저드 표시 말뚝을 맞고 그린으로 들어와 버디를 잡는 경우 등이 프렌들리 바운스의 예다. 이럴 때 '바운드가 좋았다'고 하면 잘못된 표현이다.
"My ball hit the cart path and bounced out of bounds(내 공이 카트길을 맞고 튕겨 OB가 났다)"처럼 '바운스'와 '바운드'를 구분해야 한다. '멤버 바운스(member bounce)'는 비 멤버와 라운드할 때 멤버에게 유리하게 공이 튀는 것을 비꼬아서 말하는 용어다. 바운스는 골프채에도 사용된다. 예를 들어 샌드웨지를 지면에 내려놓고 어드레스 했을 때 클럽바닥의 앞부분(리딩에지)이 들리게 되는데 이 때 바닥면과 클럽헤드가 이루는 각도를 말한다.
56도 샌드웨지의 경우 바운스 각도는 10~14도 정도다. 벙커에서 클럽이 모래에 박히지 않고 부드럽게 탈출할 수 있는 까닭이다. 대신 페어웨이나 땅바닥 같은 딱딱한 지역에서 바운스가 큰 클럽을 사용하면 토핑이나 속칭 '홈런볼'을 칠 가능성이 높다. 바운스 각도는 3번 아이언 같은 긴 클럽은 1도, 9번아이언은 6도 정도다. 짧은 클럽일수록 바운스가 커진다는 이야기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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