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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내년 업황지형도는 ‘상고하저(上高下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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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낮은 선가 속 호황… 발주량 증가
올 10월 말 지난해 연간比 43% ↑
물동량 여전…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
주가흐름 수요 감소 하반기 주춤할 듯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글로벌경기 회복 속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업황이 ‘상고하저(上高下低)’ 형태를 보이겠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외 물동량 수요가 여전한 데다 올해 선가가 낮게 유지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다. 다만 낮은 선가에 따라 충족된 선주들의 선박구매 수요가 내년 하반기 잦아들기 시작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국내 조선사들의 총 발주량은 3556만CGT(선박의 단순 무게에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 계수를 곱해 산출한 무게 단위)로, 지난해(2495만CGT)보다 43% 증가했다.


글로벌수요 증가에 따른 발주 급증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좋은 업황을 맞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여기에 컨테이너 물동량의 경우 통상적으로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상승한다는 점에서 올해 안 추가 발주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여력이 내년 상반기 고점을 찍은 이후 점차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수주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형적인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발주량 자체가 극단적으로 낮았을뿐만 아니라 선박 구매 시 최종 인도까지의 소요시간을 3년 정도로 가정했을 때 내년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움츠러드는 시기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1~2년 새 미뤄왔던 선주들의 발주가 이어졌던 만큼 내년 중 추가 주문이 유인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양호한 업황과 실적을 이어지겠지만 내년 중에는 발주자가 대규모 주문에 나설 동기가 약해지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조선사들 또한 최근 2~3년간 충분한 수주를 기록했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낮은 선가를 제시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내 대표 조선업체들의 주가흐름 역시 현재의 발주 증가분을 선반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호황의 중간지점은 넘어섰다는 의견이다. 올 하반기 공통적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등의 주가 추세도 당분간 강세를 지속하다 하향전환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전후까지는 국제유가와 운임, 수주 등 거시적인 주변 상황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전 세계 물동량 대비 선박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2007년 같은 장기호황을 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 봤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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