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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美·中 힘겨루기 속 해법찾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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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외교' 방침에 정치권 "소극적 대응" 질타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로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면서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일본과 중국 사이에 졸지에 '샌드위치'처럼 끼어버린 한국은 국익에 부합하는 판단을 내려야 함과 동시에 격앙된 국내 여론도 진정시켜야 하는 중대 기로에 놓였다.


우리 정부는 CADIZ 논란이 불거진 후 관련국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한국과 중국 군 당국은 28일 서울에서 차관급 국방전략대화를 갖고 CADIZ 문제를 협의했다. 우리 측은 이 자리에서 CADIZ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중첩되고 이어도가 포함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 측에 이를 조정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이어도 상공을 KADIZ에 포함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날 외교부는 성김 주한 미국대사와 한미 간 의견을 교환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일본에 이어 한국도 자신들의 대(對)중 강경책에 동참해 주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우리 정부는 전통적 우방국인 미국과 최근 경제적 측면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해 이번 사태에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CADIZ에 이어도 상공이 포함된 것과 관련, "이어도는 수중 암초로 영토가 아니다"면서 "이어도(문제)는 영토 문제가 아니며 이어도 주변 수역의 관할권 사용 문제로 배타적경제수역(EEZ) 문제"라고 밝혔다. 이는 이어도 문제를 한중 간 EEZ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미국의 대중 전략과는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미국이 급기야 B-52 전략폭격기를 CADIZ 안에 진입시킨 것에서 볼 수 있듯 미·중 갈등이 점점 격화되는 양상이라 '균형 외교' '조용한 외교'로는 파고를 헤쳐 나가기에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포럼에 참석해 "CADIZ 문제가 이미 어려운 (동북아시아 지역 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생각보다 상황이 우리에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우리 정부가 '샌드위치 신세'에 처했음에도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부가 이어도 문제에 관해) 조용한 외교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결국 주변국에 의해 철저하게 무시당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외교 원칙 전환을 촉구했다. 같은 날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KADIZ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중국, 일본과 협조해서 이어도와 마라도를 KADIZ로 설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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