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김세영과 최종전까지 박빙 승부 끝에 '3관왕', 김효주는 신인왕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장하나(21ㆍKTㆍ사진)의 넘버 1 등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3시즌이 '장하나의 스타탄생'으로 마무리됐다. 22개 대회에 총상금 규모가 131억원, 남자프로골프투어에 비하면 '돈 잔치'였다. 여름 혹서기 1개월을 제외하고 거의 매주 대회가 열릴 정도였다. 지난해에 이어 단일 대회 총상금 규모가 무려 12억원에 이르는 빅 매치가 성사됐고, 대만과 중국 등 해외에서도 두 차례나 투어가 이어졌다. 그야말로 '여자골프 전성시대'다.
▲ 장하나 "3관왕 등극"= 5월 두산매치플레이로 우승 포문을 열어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굳혔다가 8월 프로암대회에서 동반자의 공에 손등을 맞는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사이 김세영(20ㆍ미래에셋)이 한화금융클래식에서 '3억원 잭팟'을 터뜨려 혼전이 빚어졌다. 장하나는 그러나 10월 러시앤캐시와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을 연거푸 제패하며 반격에 나섰고, 최종전인 포스코챔피언십 공동 10위로 기어코 상금퀸을 지켰다.
김세영과 공동 다승왕(3승)을 차지한데 이어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는 김효주(18)와 막판까지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최종전 직전까지 포인트가 같았지만 김효주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포인트를 얻지 못해 장하나의 몫이 됐다. 장하나는 이로써 상금왕(6억8954만원)과 다승, 대상(387점)까지 싹쓸이하며 명실상부한 '넘버 1'으로 우뚝 섰다.
▲ 김세영 "양강시대 개막"= 김세영은 장하나에게 불과 1800여만원 차이로 상금랭킹 2위(6억7020만원)에 머물러 입맛을 다셨지만 장하나와 양강체제를 구축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정도로 맹활약했다. 데뷔 3년 만에 순식간에 3승을 일궈내는 집중력이 돋보였고, 특히 첫 승을 거둔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는 최종일 마지막홀에서 이글을, 한화금융클래식에서는 홀인원으로 역전우승을 일궈내 '역전의 여왕'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신인왕은 예상대로 '특급루키' 김효주가 차지했다. '한국여자오픈 챔프' 전인지(19ㆍ하이트진로)가 부상으로 최종전에 불참해 어부지리를 챙겼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챔프의 반열에 올랐고, 프로로 전향해 12월 현대차 차이나레이디스오픈에서 곧바로 우승해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1승을 포함해 20개 대회에서 14차례 '톱 10'에 드는 일관성으로 최저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1위(71.24타)에 올랐다.
▲ "파이가 커진다"= 장하나와 김세영이 나란히 6억원을 돌파하면서 '파이'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2008년 신지애(25ㆍ미래에셋ㆍ7억6000만원)와 서희경(27ㆍ하이트진로ㆍ6억원)이 나란히 6억원을 돌파한 당시에는 신지애가 7승, 서희경이 6승을 거두는 등 둘이서 13승을 쓸어 담았다. 그만큼 상금규모가 커졌다는 이야기다. 김세영은 한화금융 우승으로 순식간에 3억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한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여고남저' 현상이다. 남자가 2억원을 넘은 선수가 10명에 불과한 데 비해 여자는 두 배나 되는 19명이다. 흥행이 되면서 중계권료도 3년 전보다 5배에 육박할 전망이다. 2014시즌을 앞둔 프리젠테이션에 참가한 한 대행사는 연간 50억원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국내로 유턴하는 현상도 이미 일반화됐다. 2014시즌, '춘추전국시대'가 예고되는 이유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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