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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겠다" 희망 외치는 안톤 체홉의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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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12월1일까지 공연..문삼화 연출

"살아야겠다" 희망 외치는 안톤 체홉의 '세 자매' 연극 '세 자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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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첫째인 '올가'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장녀'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늘 제자리에 머문다. 교사직을 싫어하면서도 교장 자리에 오른 '올가'의 일상은 단조롭고 힘겹다. 둘째 '마샤'는 규칙과 패턴에 얽매여있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지루해하다가 결국 그 지역에 머무르게 된 군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막내 '이리나'는 세 자매 중 가장 꿈과 희망에 부풀어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인생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을 배운다.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홉이 그려낸 '세 자매'의 모습이다. 모스크바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현재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살고 있다. '세 자매'에게 모스크바는 꿈과 희망, 그리고 추억과 행복의 장소이다. 이들은 입버릇처럼 늘 모스크바로 떠나자고 외치지만, 번번이 좌절하고 만다. 마을에 머물렀던 군대마저 떠나버리고, 올가의 동생이자 마샤와 이리나의 오빠인 안드레이는 도박에 빠져버린다.


지난 8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올린 '세 자매'는 이 작품을 비극이기 보다는 '희극'으로 해석한다. 문삼화 연출가는 "각 등장인물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복잡한 정서와 감정을 연기에 덧입혀 모두 현실 속에 살아있는 인물로 재창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수많은 무대에서 체홉의 작품을 단골로 삼고 있는 만큼 누군가는 "또 체홉이야?"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 연출가는 "체홉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번역체 때문이다. 원작 자체도 문학적인 문체이기 때문에 이것을 최대한 구어체로 바꾸기 위해 직접 번역을 했다. 말을 구어체로 한 순간 주인공들이 더 살아있는 복잡한 인물이 됐다"고 말했다.


세 자매는 끝내 마을을 떠나 모스크바로 갈 수 있을까. 많은 작품에서 이들의 미래를 암담하게 그려낸 반면 이번 작품은 다르다. "살아야겠다", "일을 해야겠다"는 이들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인생을 다잡는 다짐으로 들린다. 체홉도 이 작품의 첫 독회 후 자신은 재밌는 코미디를 썼다고 확신했는데, 모두들 이것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불평했다고 한다.


문삼화 연출은 말한다. "무대 위에서 세 자매는 모스크바를 외치지만 끝끝내 그 곳에 가지 못한다. 그녀들에게 모스크바는 보류된 행복이다. 분명 곁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에만 있을 거라며 믿고 외면하고 있는 행복이다. 이제는 주머니 속의 모스크바, 그 가까이 있는 행복을 찾아야 할 때이다."


12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자유소극장.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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