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공기관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나눔'이 아닐까.
방만 경영의 뭇매를 맞는 상황에서도 서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공기업의 노력만큼은 결코 비난할 수 없다. 올 겨울 한파가 유난히 길고 혹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 공기업들은 일찌감치 따뜻한 온정 나누기에 나섰다.
사회적 책임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하는 4개 공기업의 연말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한다.<편집자주>
밀양에 거주하는 필리핀 출신 결혼 이민자 5가족, 10명이 18일부터 26일까지 고국에서 가족을 만난다. 비용은 한국전력공사와 밀양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가 부담한다. 최근 초강력 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인명 손실과 재산 피해를 입은 필리핀이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한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도움의 손길을 모으는 데 한전이 동참한 것이다. 한전은 전 직원의 급여 공제를 통해 조성한 봉사 기금의 일부를 쓰기로 했다. 한전은 2004년부터 직원 기부금과 2배에 달하는 회사 기부금을 봉사활동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전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의 소규모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1000원 미만의 직원 급여 끝전을 모아 기금을 만들기도 한다. 올해에는 예비 창업자 3명과 사회적 기업 4곳을 선정해 창업 자금과 경영 개선 자금 총 1억2000만원을 지원했다. 이들 기업은 사회연대은행을 통하면 무담보로 연 금리 2% 조건으로 1인당 2000만원 이내에서 자금을 빌려 쓸 수도 있다. 지난해에는 8명의 창업자가 1억8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올해에는 사회적 기업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희망카페 1호점'을 열어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도왔다. 복합 문화 공간인 희망카페 1호점에서는 한전의 브랜드 파워를 통해 다문화 이주 여성 및 청소년을 고용하고,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바리스타 교육도 진행한다.
한전은 사회적 기업 지원 사업 일환으로 희망카페 1호점 외에도 9개 협동조합에 4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협동조합 업체별로는 1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사업 정착을 위한 컨설팅까지도 지속적으로 후원하기로 했다. 사회적 기업 인증 협동조합에 대해 설립부터 정착할 때까지 지원하는 것은 한전이 공기업 가운데 최초다.
조환익 사장은 "한전은 지속성장 가능한 사회적 기업 설립 모델을 발굴하는 한편 맞춤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실천해 인류와 사회의 행복에 기여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