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존스 시드니 에너지 기후변화 최고개발 책임자…'2013 서울국제에너지컨퍼런스' 위해 방한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에너지 정책을 도시 전체에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이 먼저 실행에 나서야 합니다."
서울시가 '원전하나줄이기'를 위해 출범시킨 국제에너지자문단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앨런 존스(사진·64세) 호주 시드니 에너지 기후변화 부문 최고개발 책임자는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한 소도시의 에너지 정책을 담당했고 이후 수도인 런던 기후변화청을 설립하는 데도 참여했던 그는 지난 2010년 이후 호주 시드니의 에너지 마스터플랜을 총괄하면서 세 도시를 통해 이 같은 공통점을 느꼈다고 밝혔다.
강압적인 방법으로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으로는 도시나 국가가 제시하는 녹색성장의 목표를 공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시가 신청사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도심 재생사업에 힘을 쏟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환경부담금 부과 등의 징벌적인 정책도 물론 필요하지만 이것은 두 번째로 시행돼야 하는 보완적인 방법이며, 시가 앞장선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첫번째"라고 말했다.
그는 런던과 시드니에서 추진했던 정책을 떠올리며 시민의 목소리를 잘 듣고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여론조사에서 시민 97%가 도시를 위해 환경을 개선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그 때부터 시가 움직이기 시작했죠. 2030년까지 온실가스 에너지 배출량을 2006년의 70%까지 줄이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올 수 있었어요."
시민이 갖고 있는 도시에 대한 인식과 불편함에 귀를 기울여야 생활과 동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제시하는 정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이 원자력발전소와 관련해 많은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는데, 이는 경제를 포함한 복잡한 과제가 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국가나 도시에서든지 발생하는 문제"라며 "환경과 도시안전을 고려하면 원전을 줄이는 것이 맞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앨런 존스는 에너지와 관련된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의 출발점은 '지역사회'와 '도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이나 협동조합이 전체 전기생산의 50%를 차지하는 독일을 예로 들며 "전력회사가 독점적으로 취하던 이득을 더 이상 참지 않고 움직인 지역사회와 소규모 단위로 전력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이들의 목소리를 현실화한 도시의 노력이 '원전 8개 폐쇄'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