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5층에 위치한 교실에서 유리창 바깥 베란다 청소를 하던 중 추락해 사망한 고3학생 부모에게 학교가 2억여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었고 관리감독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점 등에 비춰 학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부장판사 박평균)는 A양의 유족이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양의 부모와 오빠에게 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 강남구의 한 사립명문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A양은 지난해 3월 교내 환경미화 심사를 앞두고 교실 유리창 바깥 베란다 청소를 했다. 창틀에 걸터앉아 청소를 하던 A양은 균형을 잃고 추락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5층에 위치한 교실은 약 21m 높이였으나 난간에 별도의 안전장치가 설치돼있지 않았다. 또한 학교 내부 방침상 유리창 및 난간 청소를 학생들에게 시키는 것은 금지돼있다. A양의 담임교사 B씨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A양의 부모는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학교의 책임을 물으며 지난 5월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청소를 하도록 지시했더라도 안전장치를 해주는 등 관리감독을 할 주의의무가 있었으나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면서 “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됐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담임교사의 지시가 있었더라도 위험하게 창틀에 걸터앉는 등 스스로 안전을 도모하지 못한 A양의 과실 역시 사고발생의 한 원인이 됐으므로 책임을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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