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株 '삼성전자' 사상 최대 배당 기대감…발표 직후엔 역풍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증시의 수급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다만 고배당 정책전환이 삼성전자 주가에 반드시 우호적이지는 않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올해 연평균 보통주 주가의 1% 수준(중간배당 포함) 배당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올 평균 주가는 140만원대다. 상반기 보통주 1주당 500원(시가배당률 0.04%)의 중간배당을 지급한 것을 감안하면 올 연말 삼성전자의 결산배당은 1주당 1만3500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럴 경우 연간 보통주 배당금만 2조원을 훌쩍 넘는다. 우선주 배당금도 2000억원대 중반에 달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7500원(시가배당률 0.51%)을 지급했다.
증시 대장주가 배당을 늘리면서 연말 배당시즌 시장 전반의 배당매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날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8.03%다. 우선주도 최근 황제주 반열에 오르면서 시총 비중이 1.98%로 커져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한 비중이 20%에 달한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배당 증가로 올해 코스피200 배당수익률이 전년 대비 0.15%포인트 높아진 1.18%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급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에는 배당을 노리는 배당향 프로그램 매매가 유입된다”며 “해마다 코스피 200의 배당수익률이 떨어질 때는 프로그램 매수가 줄어들고, 높아질 때는 증가하는 비례 관계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고배당이 성장성의 한계를 인정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속 성장을 하는 기업은 배당 대신 투자를 하는데, 대규모 배당은 성장률의 후퇴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배당을 늘리긴 했지만 아직 배당률이 1% 수준으로 높지 않다는 점은 투자자들로부터 실망감을 자아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6일 2.29% 하락한 데 이어 이날 장 초반에도 1%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