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비중 90% 심각..전체 판매액 절반이상 '몰빵' 11곳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계열사 몰아주기’ 규제에도 불구하고 일부 펀드 판매사들이 여전히 계열사 펀드 판매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액이 전체 펀드 판매액의 절반을 넘는 펀드 판매사는 모두 11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판매사의 평균은 66%로 집계됐으며, 특히 미래에셋생명보험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판매 비중이 90%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올 4월24일 계열사 펀드 ‘몰아주기’를 규제하기 위해 펀드 판매사들이 판매한 신규 펀드 중 계열사 펀드의 판매 비중이 50%를 넘으면 안된다는 ‘50% 룰’을 시행한 바 있다. 현재 계열사 신규 판매 비중이 50%를 넘어선 판매사들은 회계 기말인 올 12월 말이나 내년 3월 말까지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지 않을 경우 불건전 영업행위에 따른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금융당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체 펀드판매액이 1000억원을 넘는 36개 판매사 중 17개사는 오히려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8월 말 기준 10조8600억원어치의 펀드를 판매한 국민은행의 경우 KB자산운용 펀드 판매비중이 작년 말 55.4%에서 8월 말 59.2%로 3%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농협은행의 계열사(NH-CA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도 66.5%에서 67.2%로 상승했다. 다만 금투협측은 이 같은 비중이 공모 및 사모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등 모든 펀드의 누적 판매잔고를 합쳐 집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이 낮아진 곳도 있다. 작년 말 전체 펀드 판매액 중 95.8%를 계열사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로 채웠던 삼성화재해상보험은 8월 말 기준 37.9%로 급감했다.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이 줄어들면서 펀드 판매액도 1217억원에서 71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PCA생명보험의 계열사(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펀드 판매비중도 작년 말 82.1%에서 지난 8월 말 76.5%로 6%포인트 가량 감소했고, 삼성생명보험의 삼성자산운용펀드 판매비중도 73.3%에서 51.5%로 줄었다.
10조원이 넘는 펀드 판매고를 자랑하는 신한은행의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 역시 69.1%에서 67.9%로 낮아졌고, 펀드 판매고가 8조원이 넘는 미래에셋증권의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은 77.1%에서 72.5%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46개 판매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은 37%에서 33.8%로 낮아졌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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