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자금마련 계획 차질…베트남 랜드마크72 매각 속도낼 것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경남기업이 2009년에 이어 또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한 배경은 다름 아닌 자금난에 있다. 지난달 만기 도래한 180억원 규모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등급이 하향, 자금마련 계획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당초 경남기업은 올해 말까지 차입금 등의 상환과 결제에 필요한 265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공사유보금 회수와 담보대출 등으로 총 3000억원을 준비할 예정이었다. 이 자금은 기성금 2100억원을 포함해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ABL) 600억원, 광주 수완에너지 공사유보금 145억원,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145억원으로 충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80억원이 넘는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을 만기일로부터 10여일 지난 뒤에야 결제하자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낮아졌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지만 신용등급 하락으로 쉽지 않았다”며 워크아웃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경남기업은 채권단 측에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5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또 1500억~200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이 자금지원 요청을 받아들일 것인가다. 신용등급 강등 전 신한은행은 광주 수완에너지 플랜트사업 유보금을 담보로 200억원을 빌려준 바 있어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30일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경남기업 워크아웃 개시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주거래은행인 수출입은행을 대신해 신한은행이 경남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남기업이 정상화의 길을 가지 못하고 두 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며 “개시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경남기업은 이번 워크아웃과는 별개로 베트남 최고층 빌딩인 랜드마크72 매각에 속도를 내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로 했다. 1조2000억원의 사업비가 든 복합센터 건물로 아파트와 상가 일부를 제외한 호텔과 오피스건물 등 경남기업 보유액은 9000억원 수준이다.
한편 1951년 8월 설립된 경남기업은 대아그룹 계열사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21위에 올라있다. 2009년 1월 워크아웃에 들어가 2011년 5월 조기 졸업했지만 지난해 2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후 공공공사 입찰 제한과 해외 공사 차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다. 6월 말 현재 경남기업의 총자산과 부채는 각각 1조8275억원, 1조2517억원이며 부채비율은 217.4%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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