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해묵은 난제'인 LH 부채 문제가 불거졌다. LH 부채는 지난해보다 약 3조원 늘어나 141조원 규모로 불었다. LH 재무전망 시나리오에 따르면 오는 2017년에는 LH 부채가 170조6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29일 분당구 정자동 LH 본사 7층에서 열린 2013년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내현 민주당 의원(광주북구을)은 "LH 부채가 공기업 부채의 40% 수준"이라면서 "최근 5년간 부채가 엄청난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고양덕양을)에 따르면 2013년 6월 말 기준 LH의 총 부채는 141조7000억원이다. 6대 정책사업 관련 부채가 79조6000억원(56.2%)이며, LH 자체사업 관련 부채가 62조100억원(43.8%) 수준이다. 이중 임대주택과 보금자리주택 관련 부채가 67조1000억조원으로, 정책사업 부채 79조6000억원의 84.3%를 차지하고 있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대전 동구)은 "LH 부채가 141조원 수준으로 불어난 것은 역대 정부에서 기업도시를 한다, 혁신도시를 한다, 보금자리를 한다고 하면서 LH에 일을 다 벌이도록 한 것에 기인한다"면서 "이런 사태는 국토부 관료들이 잘못한 것이고 이재영 사장도 국토부 관료 출신이니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경북 김천)은 "빚이 141조7000억원인 회사를 인수하라고 하면 하겠느냐"면서 "간부님(임직원)들이 LH의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일갈했다. 또 이 의원은 "임대주택 1채를 지으면 1억원 손해를 본다고 하는데 LH는 국민의 복지를 위해 했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경영을 잘못한 결과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헌승 새누리당 의원(부산진을)은 "LH의 금융부채가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종합적인 검토결과 IMF 같은 예기치 못하는 상황에서는 극복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책이 있느냐"고 우려를 표했다.
행복주택 사업 추진으로 LH의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시흥갑)은 "행복주택 총 사업비가 18조원이라고 보면 LH가 4조원 이상을 출자해야 한다"며 "행복주택은 전체가 임대사업으로 자금 회수기간이 길어 LH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신장용 민주당 의원(수원을)은 행복주택 사업비를 30조원이라고 추산한 뒤 "LH가 행복주택 사업으로 6조원 이상의 추가 부채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LH가 이전 정부에서 보금자리주택사업을 하면서 22조원의 부채를 떠안았는데 행복주택 사업마저 시행할 경우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복주택의 과다 공사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충남 공주)은 "LH가 최근 작성한 행복주택 기술제안입찰 사전 결과보고서를 보면 철도 부지인 오류·가좌지구의 공사비가 3.3㎡당 1700만원선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며 "과도한 건축비가 투입되는 철도부지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택지지구나 도시재생과 연계한 재개발·재건축 등 다른 사업부지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진규 의원도 "보금자리주택 공사비가 3.3㎡당 300만원 안팎인데 행복주택은 인공대지 조성 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3.3㎡당 1000만원 이상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재원조달, 자금회수 등에서 LH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경기 파주갑)은 "행복주택은 고비용 저효율의 임대아파트라고 생각을 하지만 도심에 임대주택을 짓기 때문에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조성원가가 많이 든다는 것을 LH가 공개하고 선언하라"고 언급했다. 윤 의원은 "조성원가에 대해 논의를 안하면 LH가 뒤집어 쓴다"면서 "재정지원비율을 30%에서 50%로 늘려야 한다"고 조언도 했다.
이재영 사장은 이에 대해 "행복주택 사업은 도심내 국공유지로 공급 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여러 대안을 검토중"이라며 "재무구조 등을 감안해 LH의 재무 부담이 가능한 범위내에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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