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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혁신마저 '짝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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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중국식 국가주도 혁신은 실패 가능성 커" 비판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식 국가 주도 경제에서 혁신은 '서구 따라잡기'에 불과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중국식 혁신 모델에 대해 최근 쓴 소리를 내뱉았다. 국가 통제 경제에서 기업 혁신은 서구가 일궈놓은 성과를 따라잡는 데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부진 속에서도 연구개발(R&D)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 R&D 연구기관 바텔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R&D 분야 투자 규모는 올해 말까지 2202억달러(약 236조52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에 이어 2위로 일본·독일 같은 R&D 선진국들보다 크게 앞선 규모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투자에도 삼성·애플 같은 혁신기업이 중국에서 탄생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통제 수위가 높아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의 과학자들은 자국 정부가 슈퍼컴퓨터 같은 특정 분야를 '몰아주기식'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중국 정부의 R&D 지출은 슈퍼컴퓨터, 우주개발, 군사기술 등 특정 분야에 집중돼 있다.


반면 중국은 기초과학 투자에 인색하다. 미국의 R&D 지출 가운데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19%를 차지한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5%도 안 된다.


중국 칭화(淸華) 대학 경제학과의 바이충언(白重恩) 교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하나가 나오려면 1000개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정부 주도의 혁신은 처음부터 숱한 아이디어를 봉쇄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뿌리 깊은 정경유착도 기업의 창의성을 제한하는 걸림돌이다. 고위 공무원과 금융기관·대기업의 결탁이 유망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정부에 든든한 줄이 있는 이른바 '붉은자본가'가 정부의 혜택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성장하려면 정치권에 줄을 대야 하는 것은 신생 업체도 마찬가지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의 성공 덕에 잘 나가고 있는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회장이 연간 한 번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 참석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인대 대표로 선출된 기업인들이 정부의 지원 아래 금융권 대출에서도 혜택 받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싱가포르의 리센룽(李顯龍) 총리는 "노벨상을 받은 중국 과학자 8명 모두 미 시민권자이거나 수상 이후 미 시민권을 취득했다"며 "중국 정부가 시장 통제 수위를 높이면 높일수록 기업 혁신은 더 요원해진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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