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올해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연령이 44세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이다. 저임금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중장년층의 재취업이 늘면서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껑충 뛰었다. 그 사이 청년층 고용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아들과 아버지가 경쟁하는 모양새다.
정선영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 전문연구원은 2일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근로 현장의 고령화 현상은 1980년대 이후 가속화됐다. 40여년 전인 1970년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34.7세였지만, 10년 뒤인 1980년에는 2.3세 많은 37.0세가 됐고, 1999년에는 40.1세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다시 14년이 흐른 올해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44세까지 늘어났다.
정 연구원은 "가장 큰 인구집단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나이 들어가는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정년이 길어진 데다 퇴직 이후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에 재취업하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근로자 전체의 평균 연령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노동시장의 중심축은 이미 40세 이상 중장년층으로 옮겨간 지 오래다. 40세 이하 청년층이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61%에서 지난해 45%까지 줄었다. 반면에 40세 이상 중장년층 비중은 종전 39%에서 55%로 확대됐다.
정 연구원은 "바로 이런 인구구조의 변화 때문에 성장세가 회복돼도 고용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 현상이 뚜렷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비부머들이 장기간 취업 시장에 잔류하면서 20~30대의 고용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경기와 청년 일자리 사이의 상관관계도 약해졌다.
정 연구원은 따라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청년층 고용 확대를 통해 고용률을 높이고, 고용의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울러 "노후 대책이 충분치 않아 나쁜 일자리로 되돌아오는 고령층을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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