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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폭탄시간' 째깍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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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내정 리스크에 세계가 불안불안

오바마의 '폭탄시간' 째깍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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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17년 만의 미국 정부 일시폐쇄(셧다운)를 불과 7시간 앞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5시 백악관 브리핑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장한 표정으로 연단에 섰다.


그는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미 의회에서의 타협이 사실상 실패해 정부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고 미 국민들에게 알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손꼽히는 건강 보험 개혁법안(오바마케어)과 내년도 예산안을 연계하고 있는 공화당 강경파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마디로 "2012년 대선을 되돌리려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일찌감치 미국 정부의 재정협상을 앞두고 월스트리트에선 '워싱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즉 최근 미국 정치권이 타협 없는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힘들게 회복세를 타고 있는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란 우려다.

실제로 재정 협상의 필요성에 대해선 미 정치권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 의회가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2014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키거나, 10월 중순이면 바닥을 드러낼 미국 국고를 감안해 연방 부채 상한선을 올려야 한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워싱턴 정가의 재정협상은 처음부터 주객이 뒤바뀐 채 시작됐다. 처음부터 문제의 핵심은 '오바마케어'였다.


오바마케어는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1기부터 숱한 난관을 뚫고 지켜온 핵심 과제다. 현재 미국의 보험 체계는 철저히 민간보험 중심이다. 개인들이 자신의 재정 능력에 맞게 보험 상품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고, 일부 극빈계층에게만 정부가 의료보험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미국의 의료비와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상당수 중산층마저도 제대로 된 의료 보험을 포기하고 의료 사각지대에서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무보험자 수는 3200만명에 이른다.


이에 반해 오바마케어는 대다수 국민에게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서도 의료보험가입은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무보험자나 기존의 민간 보험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소정의 등록 절차를 거쳐 정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건강보험장터(Health Insurance Marketplace)에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전 국민의 95%를 의료보험에 가입시킨다는 것이 오바마 정부의 목표다.


혜택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되지만 그 등록업무가 10월1일부터 시작된다. 공화당이 '정부폐쇄 불사'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오바마케어 총력 저지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10월부터 전 국민 등록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오바마케어'는 되돌릴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오바마케어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오바마케어 시행을 위한 정부 지출이 2013년부터 10년간 총 1조7600억달러(약 189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 돈은 기업이나 중상위층 소득자의 호주머니에서 고스란히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화당 강경파와 티파티와 같은 극우 보수단체들은 "오바마케어는 미국의 근간인 시장 원리를 무너뜨리는 사회주의 정책"이라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이를 배경으로 공화당 지도부는 오마마케어 무력화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국 주도권 탈환까지 겨냥하고 있다. 오바마케어 하나만 무너뜨리면 오바마 대통령을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를 통해 내년 중간 선거와 2016년 대통령선거의 주도권까지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간파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으로서도 "오바마케어를 볼모로 한 어떤 타협도 수용하지 않겠다"며 배수의 진을 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문제는 최근 워싱턴 정가의 이 같은 지리한 정쟁이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안정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이지만 안정적으로 의사 일정을 밀어붙일 수 있는 60석에는 못 미치는 54석을 차지하고 있다. 양당 어느 쪽도 완승을 거둘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최근 대선과 중간선거에서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다 보니 타협 없는 극한 대치가 워싱턴 정가의 새로운 일상이 됐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가 "지금 정치권은 가드레일도 없는 도로 위에 운전자 없이 달리는 자동차 같다"고 꼬집었을 정도다.


이번에 재정협상이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가 된다 하더라도 불안한 정치권의 '워싱턴 리스크'는 수시로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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