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 테슬라 모터스의 고급 순수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의 회장이 앞으로 전기차 시장은 없을 것이며 하이브리드차가 미래 자동차 시장으로 연결하는 가교라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테슬라는 연료전지를 이용한 순수 전기차 ‘모델S’를 생산하고 있는 반면, 도요타는 휘발유 엔진과 연료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생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도요타 자동차의 우치야마다 다케시 회장(67.사진위)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경제클럽 연설에서 도요타는 휘발유 사용을 대신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와 휘발유전기차, 수소전지차량을 생산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치야마다 회장은 지난 7월 회장에 취임했다.
우치야마다 회장은 연설에서 “혹자는 프리우스와 같은 하이브리드차가 미래를 잇는 하나의 가교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길고 매우 튼튼한 다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이브리드로 얻을 이익이 더 많다”고 역설했다.
그는 온 세상이 전기차 열애에 빠져 도요타가 시대에 뒤쳐질 것이라는 것을 염려하지 않는다면서 “하이브리드 휘발유-전기차 기술은 전기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다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에 관한한 도요타는 고립무원 처지다. 경쟁업체인 닛산과 르노는 세계 전기차의 선도기업이 되겠다며 제휴했고 독일 폭스바겐은 2018년 전기차 시장의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또 미국의 제너럴모터스는 배터리로 200마일을 주행할 수 있는 저비용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물론 도요타는 RAV4 스포츠다용도차량의 전기차 형은 테슬라 기술에 의존한다. RAV4 전기차는 테슬라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한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최고경영자(CEO)는 2010년 제휴관계를 맺고 테슬라에 동력전달장치를 공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우치야마다 회장은 이 같은 제휴가 전기차에 대한 암울한 시각을 바꾸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도요타는 현재 차세대 프리우스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고 연비를 10% 이상 개선, 갤런당 55마일 이상 주행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우치야마다 회장은 ‘프리우스(사진위)는 우리회사에 가장 중요한 미래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치야마다 회장은 연설 뒤 가진 인터뷰에서 “도요타가 전기차(순수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은 이유는 그것을 수용할 시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전기차가 휘발유나 하이브리드차를 대체할 만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에서 두 가지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또 2015년 출시를 목표로 수소전지차를 개발중이다. 가격은 5만달러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전지차의 장점은 물만 부산물로 남길 뿐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으며 신속하게 연료 공급이 가능하고 휘발유 차량만큼의 주행거리를 낸다는 장점이 있다.
우치야마다 회장은 “나는 수소전지 기술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공조한다면 이는 장기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연료 업계가 수소전지 충전소 설치를 선도하고 자동차 업계는 일정한 방식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고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와 같은 지역에 집중한 뒤 미국 전역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테슬라 자동차는 올해 1분기 전기차 업계 역사상 첫 순이익을 기록하고 2분기까지 모델 S(사진위) 전기차를 1만대 이상 판매하는 등 순항을 거듭하고 있어 순수 전기차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모델 S는 5인승 쿠페형 세단으로 가격은 6만~8만달러이고 모델S의 시그너쳐형은 9만5400~10만5400달러에 이르러 독일의 최고급차 BMW 에 먹는다. S 모델은 1분기 4900대, 2분기 5150대 등 상반기에만 1만대 이상을 팔렸다. 테슬라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2만1000대로 정해놓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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