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일본 정부가 내년 4월 도입되는 소비세율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자동차 구입세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집권당인 자유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민당 소속의 한 의원은 “(소비세 인상이) 자동차 판매에 미칠 충격을 막기 위해 자동차 구입세는 인하돼야 한다”면서 “자민당의 조세위원회가 올해 말 세제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내년 4월 예정된 소비세율 8% 인상이 자동차 판매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소비세 인상이 가뜩이나 침체된 자동차산업을 더욱 약화시켜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고,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의 최대 로비단체인 일본자동차제조사협회(JAMA)는 내년 4월 소비세가 인상되면 현재 3~5%인 자동차 구입세를 3%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소비세가 현재의 두 배인 10%가 되면 자동차 구입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JAMA 회장인 아키오 도요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자동차세 재검토 없이 소비세가 인상되면 자동차 판매 감소는 불가피하다. 이는 일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내수 부진에도 기술 발전과 자동차 부품업체의 제조 기술 때문에 자국내생산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내 판매가 더 떨어지면 해외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JAMA는 지난해 9월 자동차 구입 세제 혜택이 종료되면 자동차 판매가 12% 줄어든 474만대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협회는 소비세가 내년 8% 오르면 연간 58만대의 자동차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0.8% 줄어들고 17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일본 자동차업계는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소비세가 현행보다 두 배인 10% 오르는 2015년 자동차 구입세를 폐지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소비세가 8% 오르는 내년을 대비한 대책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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